6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일보사 앞에서 이 신문사의 대학평가 순위 발표를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한 뒤 반대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건물 외벽에 붙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경희·고려대 등 사옥 방문 반발
“대학평가 본질 훼손…그만 둬라”
“대학평가 본질 훼손…그만 둬라”
언론사들의 대학순위평가를 반대해온 서울지역 8개 대학 총학생회가 중앙일보사의 대학순위 최종평가 발표를 비판하며 중앙일보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경희대·고려대·국민대·동국대·서울대·성공회대·연세대·한양대 총학생회는 6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중앙일보사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줄세우기식 대학평가를 거부하는 시대적 요구를 중앙일보가 결국 외면했다. 현재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경희대 이사직을 맡고 있다. 중앙일보의 대학평가가 실제 대학 현장에서 어떤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대학평가 관련 대표와의 면담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대학은 평가 순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마구잡이로 끌어들이고, 학생 기숙사 대신 화려한 대리석 건물을 짓고 있다. 교육 커리큘럼, 학내 자치문화 등을 비교하지 않는 평가는 대학의 본질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팀은 이날 ‘2014년 대학평가 순위’를 보도했다. 종합순위 8위를 매긴 중앙대에 대해서는 ‘기업식 구조개혁’을 높게 평가하며 집중 보도했다.
정원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이번 평가에서 동국대가 역대 최고 성적인 11위에 올랐다. 국제화 부문 평가(3위) 때문인데, 학교는 이를 위해 전체 강의의 30%를 무분별하게 영어 강의로 채웠다. 학생들은 모국어로도 배우기 어려운 학문을 영어로 배워야 하고 교수님들도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영어 강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평가 기준을 설명하며 ‘학문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영어 강좌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평가 기준을 낮췄다’고 밝혔다.
중앙일보사는 “지난 21년간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를 통해 국내 대학의 경쟁력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이번 문제 제기도 귀담아듣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면담 신청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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