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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좋은 멘토’는 가까운 곳에 있다

등록 2014-11-03 20:12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흔히 지혜롭고 믿을 수 있는 상담자, 스승, 지도자를 가리켜 ‘멘토’라고 칭한다. ‘멘토’라는 말은 그리스 신화 속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조언자 멘토르(Mentor)에서 나왔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나가면서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친구인 멘토르에게 부탁했다. 멘토르는 친구처럼, 선생처럼, 나아가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이끌어줬다. 덕분에 오디세우스의 아들은 잘 성장했다. 이후로 멘토르라는 사람의 이름은 ‘좋은’, ‘지혜로운’ 조언자라는 뜻을 갖게 됐으며 멘토의 조언을 받는 사람을 가리켜 ‘멘티’(mentee)라고 칭하게 되었다.

사실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좋은 멘토에게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단순히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좋은 멘토가 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멘토는 3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좋다. 첫째, 가능하면 나보다 그 분야의 경험과 지식이 앞서 있는 사람이면 좋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나이 차이가 적당히 있는 것도 좋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 멘토가 멘티에게 적절한 조언을 못 해주거나 멘티가 멘토의 조언을 이해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둘째, 멘토는 정직해야 한다. 사실 이 부분도 그리 쉽지는 않다. 유료로 진행하는 진로 코칭의 경우 상업적 목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정직한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학생이 항공기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직업학교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고 가정하자. 뭐라고 답할까? 당연히 현명한 결정을 했다며 달콤한 이야기만 한다. 따라서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대입학원에서 진행하는 진로상담을 생각해보자. 학원의 경우 졸업 뒤 취업이나 진로보다는 명문대 진학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당장 진학에 맞춰 상담을 해줄 것이다. 따라서 취업이 잘 되지 않을지라도 명문대학의 비인기 학과를 선택하는 쪽으로 권유를 할 수 있다. 상담자와 피상담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순수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설령 상업적 이해관계가 없을지라도 정직하고 충실한 상담을 받기는 쉽지 않다. 공공기관에서 이뤄지는 무료 진로상담을 가정해도 상담자가 솔직한 조언을 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얻고자 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전문가들은 다른 사람의 진로, 진학, 직업 선택 등의 문제에서 좋은 이야기만 늘어놓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뇌는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을 거북해한다. 따라서 멘토 입장에서 볼 때 멘티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무료 상담가에게 가수나 영화배우가 꿈이라고 말해보라.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 진로와 관련된 학과나 진출할 방법 등을 말해준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자신의 꿈이 영화배우나 가수라고 말해보라. 매우 난감해하며 가수나 영화배우는 꿈이 아니고 환상이기에 다른 현실적 진로를 선택해라고 조언할 것이다. 진실한 진로상담을 받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셋째, 좋은 멘토가 되기 위한 조건 가운데 하나는 멘티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멘토는 멘티의 가정환경부터 성격, 장점 및 단점 등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조언을 할 수 있다. 사실 전문지식이 많아도 개별 멘티에 대해서 잘 아는 멘토를 만나기는 어렵다. 학교 내 담임이나 진로 관련 선생님일지라도 개별 학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비록 알더라도 인생에서 특정 기간 한 단면만 봐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피상담자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 없다. 그런 이유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가족 속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좋은 멘토를 가족 가운데서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생에서 좋은 멘토가 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멘토를 찾아보자. 만약 가까운 지인 가운데 없다면 앞서 제시한 3가지 기준을 고려해 멘토를 찾아보자. 그래도 만약 주위에 그럴 사람이 없다면 좋은 책을 멘토로 삼기 바란다.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 <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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