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앞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다 서로 얼싸안으며 밝게 웃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입시업체·수험생 ‘난이도’ 반응
13일 시행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수능)에서 영어와 수학 B형이 매우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입시업체들은 수능 직후 영어와 수학 B형 모두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으리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상담교사단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는 “14일 학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모아봐야 알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국어 A·B형 최고난도 문제가 전년보다 어려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 대교협 상담교사단은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가 섞여 있어 국어 영역 평균 점수는 지난해 성적 분포와 비슷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수능이 끝난 뒤 입시업체들은 국어 A형은 쉽고 국어 B형은 어려웠다는 분석이었고, 수험생들은 국어 A·B형 모두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인문계는 국어 B형과 사회탐구가, 국어 A형 반영 비율이 낮은 자연계는 과학탐구의 영향력이 커지리라 전망된다.
국어
문학 42번 ‘무영탑’ 등 복합지문
최고난도 문제로 꼽히는 등
“2012년도 이후 가장 어려워” 영어
만점자 비율 4%까지 전망
상위권 변별력도 떨어질 듯 수학
“EBS 연계율 높아 덜 어려워
1등급 커트라인 될 어려운 문항
예년 3~4개, 올해는 2개”
■ 수학 영역 수학 영역은 A·B형 모두 <교육방송>(EBS) 연계율이 70%였고 고난도 문항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B형이 쉽게 출제돼 고득점자가 많으리라 예상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등급 커트라인을 98~100으로 보는데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다. 1개 틀리면 2등급이 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실제로 가채점이 끝나는 14일이 돼봐야 안다”고 말했다. 최고난도로 꼽히는 수학 B형 30번 문항을 어렵다고 보는지 쉬웠다고 보는지에 따라 1등급 기준 전망이 갈렸다.
상담교사단의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수학 B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지만, 1등급 커트라인을 가르는 고난도 문항이 예년엔 3~4개였는데 올해는 2개”라고 분석했다.
수학 A형도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쉬운 편이었다. 조만기 양평고 교사는 “수험생들이 4점짜리 주관식 문항을 어렵게 느끼는데, 이번엔 <교육방송> 연계율이 높았고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 1등급 커트라인을 가르는 어려운 문항이 예년에 5개 정도였다면 올해는 2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 영어 영역 <교육방송> 연계율이 75.6%로 예년보다 높은 영어 영역은 역대 가장 쉬운 수능으로 평가된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딱 한 번 수준별로 치러진) 지난해 영어 영역의 쉬운 A형보다는 당연히 어렵지만, 어려운 B형보다는 조금 쉬웠다.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고,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영어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은 수능은 2012학년도의 2.67%였는데 올해는 이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고난도 문제가 없어, 상위권 학생의 체감 난이도가 낮고 변별력도 떨어질 전망이다.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지만 중하위권 아이들이 쉬운 문제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33번 문항 정도가 1등급을 변별할 수 있는데, 상위권 학생들이 별 어려움 없이 풀 수 있어 만점자가 늘 수 있다”고 짚었다.
■ 국어 영역 국어 영역의 <교육방송> 지문 연계율은 A·B형 모두 71.1%였다. 김용진 동대부고 교사는 “국어 A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상위권 학생을 구별하기 위한 문제를 몇 문제 출제해 심리적 난이도는 높을 수 있으나, 나머지 문제는 평이해 실제 채점 결과는 전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B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고 전년도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다. 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한 지문과 문항이 출제돼 체감 난이도는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A·B형 공통 문항은 문학 42번(조선 후기 설화 <서석가탑>과 현진건의 소설 <무영탑> 복합 지문)인데, 문학작품의 종합적 감상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로 A·B형 최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수험생들한테선 국어 A·B형 둘 다 지난해 수능이나 6·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현정(동덕여고3) 학생은 “수학 B형과 영어가 쉬웠던 반면 국어 A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유현석(충암고3) 학생은 “국어 B형이 지난해 수능이나 6월 모의평가보다 1.5배, 9월 모의평가보다 1.2배 정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국어 A형은 지난해보다 다소 쉽다고 분석했고, 국어 B형은 상당히 어려웠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국어 B형은 만점자가 0.1%로 추정되는 상황으로 201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총평했다.
전정윤 김지훈 기자, 24시팀 종합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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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커트라인 될 어려운 문항
예년 3~4개, 올해는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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