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권위주의 구태” 비판
경북도교육청이 교육 관련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경북도의원을 깍듯이 예우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내 비판을 받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도의원 예우에 관한 협조사항’이라는 공문을 지난달 29일 지역 교육지원청과 일선 학교에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경북도교육청은 이 공문에서 “도교육청 국장급 이상 간부가 참석하는 행사엔 지역 출신 도의원도 참석하도록 전화나 전자우편으로 연락을 하라.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등 주요 인사들이 불우시설이나 각종 재난·재해 사업장을 현장방문하면, 해당 지역 출신 도의원들한테 참석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경북도교육청은 “대형사업을 펼칠 때 사업 입안 단계에서 지역구 출신 도의원과 사전에 협의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경북도교육청은 공문에서, 도의원들이 참석하는 행사엔 사무관급 이상 간부가 안내를 맡고 좌석 배치, 축사 등 의전 준비를 철저히 하며, 참석 인사를 소개할 때는 국회의원, 시·군의회 의장에 이어 도의원, 시·군의원 순서를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도의원들이 여러 명 참석했을 때는 도의회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다선의원, 연장자 순서로 소개를 하고, 소개할 때는 정확한 직위를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도의원과 업무를 협의하거나 대화할 땐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라는 당부도 했다.
경북도교육청이 보낸 공문에 대해 교사들은 “회의할 때 말로 당부하면 될 것을 공문으로까지 보낸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전교조 경북지부도 성명을 내어 “아직도 경북도교육청은 일선 학교를 하부기관으로 생각하고 명령하려는 권위주의에 젖어 있다”고 비난했다.
김태원 경북도교육청 기획조정관은 “일선 학교들이 도의원을 초청해 행사를 열면서 미숙한 의전 때문에 행사를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한 일이 몇차례 있어 공문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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