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수학 A형 1등급자 비율 7.06%(기준은 4% 수준)
1등급 비율이 6~7%인 과목이 많아 난이도 실패 비판
1등급 비율이 6~7%인 과목이 많아 난이도 실패 비판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자연계열 수험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B형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수험생이 치르는 수학 A형의 1등급자 비율이 7.06%(기준 4% 수준)에 이르는 등 1등급 비율이 6~7%인 과목이 많아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일 수능 채점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원은 3일 수능 접수처(재학중인 학교, 시험 지구 교육청, 출신 학교 등)를 통해 개인별 성적통지표를 나눠준다.
평가원이 공개한 ‘영역·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 자료’를 보면, 전통적으로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던 수학이 A, B형 모두 매우 쉽게 출제됐다.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치열한 눈치 작전이 불가피하리라 전망된다. 표준점수 기준으로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1등급 커트라인은 각각 국어 A형 129점(원점수 기준 97점), B형 130점(91점), 수학 A형 129점(97점), B형 125점(100점), 영어 130점(98점)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수학 A형 131점, B형 125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2점, 13점씩 낮아졌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성적이 평균점수에서 얼마나 떨어진 위치에 있는지를 알려준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평균이 낮아져 최고점수는 오히려 올라간다. 따라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많이 낮아졌다는 건 그 만큼 문제가 쉬웠다는 뜻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으로 만점 비율을 추정해보면, 수학 A형 2.54%(1만250명), B형 4.30%(6630명)가 만점이다. 수학 B형의 만점자 비율은 2012학년도 0.31%, 2013학년도 0.66%, 2014학년도 0.58%에서 전례없이 급증했다. 수학 B형의 1등급 커트라인 역시 수능 역사상 처음으로 만점이 됐는데,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수학 B형은 지난해에 만점자와 1등급 커트라인 표준점수 차이가 6점이었으나, 올해는 이 차이가 없는 것이어서 상위권 학생이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조용기 평가원 수능출제본부장은 2일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가 있었고 쉬운 수능 영어 정책에 따른 사교육 풍선 효과를 방지할 필요도 있어서 수학 난이도를 조금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인문계열 학생이 주로 치르는 국어 B형은 2011년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에서 국어 변별력이 상당히 크리라 예상된다. 국어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2점으로 지난해와 같았으나 국어 B형은 139점으로 8점이나 올랐다. 국어 영역 만점자는 A형 1.37%(3882명), B형 0.09%(280명) 수준이다.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영역은 올해도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32점, 만점자는 3.37%(1만9564명)로 추정된다. 영어는 지난해 A, B형으로 나눠 치러졌으나 올해 다시 한 가지로 통합돼 전년도 수능과의 비교는 어렵다.
자연계열은 수학이 쉬웠던 대신 과학탐구 영역이 다소 어려워 상대적으로 과학탐구 변별력이 크리라 예상된다. 과학탐구 영역 중에서는 복수정답이 인정된 생명과학Ⅱ가 가장 어렵게 출제돼 이 과목에서 고득점을 한 수험생들이 상당히 유리해졌다. 조용기 본부장은 “생명과학Ⅱ는 의대 지망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과목이라 변별력에 신경을 썼다. 복수정답 인정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변별력 있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이 과학탐구 영역에서 가장 높은 과목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법과정치의 1등급 비율이 4.03%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지리 1등급은 7.34%로 과목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은 “현재 수능은 상대평가고 1등급 비율 기준은 4%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1등급이 4~7%까지 널을 뛰는 것은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특히 상위권에서는 수능 변별력 약화로 수능 점수 만큼이나 입시 전략이 중요해졌다. 이만기 중앙유웨이 평가이사는 “인문계 국영수 만점과 1등급 표준점수 합계의 차이가 지난해 17점에서 13점으로, 자연계는 17점에서 5점으로 간격이 좁아졌다. 상위권들이 몰려 있어 특히 의대 등에 지원하는 자연계 최상위권에서 경쟁이 치열하고, 변환표준점수는 물론 동점자 처리기준까지 꼼꼼히 살펴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6s전정윤 김지훈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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