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 욕설·멋대로 학점 깎기
“도 넘어선 비열한 행동” 판단
“도 넘어선 비열한 행동” 판단
“수직적 관계로 논문 지도와 학위 취득이 걸려 있어 교수에 대한 의존·종속 정도가 클 수밖에 없는 대학원생들에게 욕설을 일삼고 감정적인 성적 평정을 했다. … 제도권 교육 자체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초래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박대준)는 최아무개(53) 전 경희대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낸 파면 무효 소송을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대학원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욕설을 하고,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며 A+ 학점을 F로 바꿔버린 행위 등은 파면 사유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최씨는 2012년 11월 대학원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창녀 같은 ×아”, “술집에 나가는 ×이”, “넌 F니까 수강신청 취소해! 어디서 호스티스가 기어들어와 가지고” 등의 폭언을 했다. 최씨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이 수신 거부되자 애초 A+ 학점을 준 학생들의 학점을 F 학점으로 바꾸기도 했다. 또 동료 교수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등의 주장을 담은 이메일을 교직원과 학생, 다른 대학 등 수백곳에 보냈다. 최씨는 학교가 진상조사를 시작하자 2013년 5월 사직서를 냈지만, 학교는 징계절차가 진행중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교는 같은 해 11월 학교 명예 실추 등을 이유로 최씨를 파면했다.
이에 최씨는 “사직 의사 표시로 이미 근로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에 파면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퇴직금에 관한 불이익을 피하려고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파면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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