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인터뷰]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언제나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것, 그게 혁신학교입니다.”
최교진(62·사진) 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이 지난해 7월2일 취임 뒤 처음 결재한 서류는 ‘교원연수 운영계획서’다. 세종형 혁신학교를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오는 3월 새 학기에 세종시에는 혁신학교 5곳(연서초·연동초·미르초·온빛초, 도담중)이 운영된다. 지난 21일 교육감실에서 만난 그는 학생들이 저마다 꿈을 펴는 교실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시의 학급당 학생수를 25명으로 맞추겠다는 공약을 올해 지키게 됐어요. 한 교실의 25명이 25가지 일등이 돼 함께 공부하는 교실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부든 노래든 악기든 각자 장기를 살리도록 도와야죠.”
혁신학교의 핵심은 자율성이다. 교사의 자율성과 배움 과정의 자율성, 그리고 학생의 자율성이 갖춰져야 학교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최 교육감은 학교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했다. “광복 이후 나쁜 교육정책은 한번도 없었어요. 모두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고 만든 정책이었는데, 문제는 정책이 얼마나 잘 실현되는지에 치우치다 보니 아이들이 중심이 되지 못하고 본질이 없어져 버렸어요.”
민주·수평·자율로 변화하는 게 혁신학교이고 모든 학교를 그렇게 변화시키고 싶다는 게 최 교육감의 의지다. 혁신학교 5곳뿐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혁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혁신학교와 (관내 모든) 학교 혁신이 두 바퀴로 같이 굴러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종시교육청은 기존 학교정책과를 학교혁신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내놓은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이라는 교육목표는 혁신학교와 학교 혁신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 당선된 진보·개혁 교육감들이 저마다 혁신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세종혁신학교라고 이름 붙일 만한 특징이 있느냐는 물음에 최 교육감은 혁신학교를 하나의 색깔로 묶을 수는 없다고 했다. “교육청이 자주적인 정책을 얼마나 펴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질 겁니다. 세종시는 다른 지역과 달리 단설형 유치원도 여럿 있고, 인근 학교를 묶어 학생들의 배움 선택권을 획기적으로 넓히는 ‘캠퍼스형 고교’와도 연계되면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최 교육감은 혁신학교 시행 첫해를 맞아 민주적인 소통이 이뤄지고 공동체 문화가 자리를 잡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학교 안 관계의 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으로 바꾸고 교육과정과 교실 수업도 달라져야 합니다. 이것이 안 되면 혁신학교는 사상누각에 불과해요.”
혁신학교의 성과가 다른 학교들로 확산되도록 최 교육감은 ‘전령사’ 몫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선 학교에서 교장·교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평가를 크게 반영하는 방식으로 장학사 인사제도 또한 손질할 참이다. 혁신학교를 넘어 전체 학교 혁신을 이루기 위해 교육청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에는 5개 혁신학교가 아니라 5가지 혁신학교가 생기는 겁니다. 학부모·교사·학생들을 자주 찾아 의견을 듣고 좋은 시도가 이뤄지면 다른 학교에도 열심히 전파해야죠. 교육청에서도 제때 정책을 내도록 힘쓰겠습니다.”
전진식 기자, 사진 세종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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