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연회비 10만원 도입
돈 안내면 열람실도 출입못해
서울대 등 연회비 없이 열람 가능
돈 안내면 열람실도 출입못해
서울대 등 연회비 없이 열람 가능
고려대를 지난해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최아무개(28)씨는 지난 6일 모교인 도서관에 들어가려다 제지를 받았다. 졸업생이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연 10만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달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책도 찾아 봤던 그는 “이 학교 졸업생인데 시설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라고 하니 서글펐다.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못한 것이 죄”라며 씁쓸해했다.
고려대 도서관이 이달부터 ‘도서관 연회비제도’를 도입했다. 학부·대학원 졸업생, 대학원 수료생이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학기당 5만원을 내야 한다. 지난달까지는 졸업생이라도 도서 대출과 스터디룸 예약을 제외한 도서관 출입과 열람실 이용, 자료 이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졸업생은 회비를 내지 않을 경우 도서관과 교내 모든 열람실에 들어갈 수조차 없게 됐다.
고려대 도서관은 9일 “졸업생이 수만명이라 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할 경우 재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대학은 이미 시설이용료를 받고 있어 뒤늦게 연회비제도를 실시하게 됐다”고 했다.
상당수 대학은 졸업생에게 연회비나 도서관발전기금 명목으로 일정액을 받고 책을 빌려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는 졸업생에게 연회비 10만원을, 연세대는 연회비 10만원을 내거나 동문회에 평생회비 30만원 이상을 내면 도서 대출이 가능하다. 성균관대와 중앙대도 1년에 5만원을 내면 책을 빌려준다.
그러나 이 대학들은 회비를 내지 않으면 도서 대출만 안 될 뿐 자료 열람이나 열람실 사용 등에는 차별을 두지 않는다. 경희대는 졸업생에게 별도 비용 없이 도서도 대출해준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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