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자유학년제 시범운영
대안교육 뒤 공교육 학교 고2 진급
지원자 40명 선발…5월26일 시작
대안교육 뒤 공교육 학교 고2 진급
지원자 40명 선발…5월26일 시작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자신의 인생 진로를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기회를 제공하는 ‘자유학년제’ 시범 사업이 실시된다.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접점을 모색하는 민·관 협력 교육과정이다. 입시 위주의 공교육과 자율적 시민의식 함양을 목표로 한 대안교육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조희연 교육감은 1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오디세이학교 추진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지역의 중3에서 고1로 진학하는 학생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1년간 프로젝트 활동, 토론 교육, 진로 체험 활동을 중심으로 한 자율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원자 가운데 40명을 골라 5월26일부터 서울 정독도서관에서 시범 운영한다. ‘서울형 고교 자유학년제’라고도 불리는 이 모델은 이미 시행 중인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취지가 비슷하다. 다만 자유학기제가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데 견줘 원하는 학생에 한해 민간 대안교육기관이 위탁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학교의 이름은 ‘삶의 의미를 찾는 원정대’라는 뜻을 담아 고대 그리스 영웅서사시 <오디세이>에서 따왔다. 조 교육감의 공약이기도 한 오디세이학교는 160년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에프테르스콜레’에서 힌트를 얻었다. 덴마크 청소년의 30%는 고교 입학 전에 진로를 성찰할 수 있는 ‘인생설계학교’로서 정규 교육과정 밖의 에프테르스콜레를 거친다. 오디세이학교는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정되므로 에프테르스콜레와 다르다. 1년간의 대안교육을 마친 오디세이학교 학생은 다니던 학교로 돌아와 고교 2학년에 진급할 수 있다. 오디세이학교 과정 중 국어·영어·수학 같은 기초 교과와 사회·과학 등 탐구 교과는 일반고교의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에 따라 성적을 매기기 때문이다.
안성균 삶을위한교사대학 이사는 “국가 중심 제도권 교육과 시민 중심 대안교육의 벽을 허물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이다. 성공한다면 일부 학생한테 한정돼온 대안교육의 문호를 넓히고 공교육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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