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 ‘추첨뒤 면접’ 중 자율선택
“폐지약속하더니…교육청 무책임”
“폐지약속하더니…교육청 무책임”
일반고의 교육환경을 악화시키는 ‘특권’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이 올해 서울시내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도 사실상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발표한 ‘2016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계획’에서 “서울지역 24개 자사고는 학교별 입학전형 요강에 따라 추첨만으로 뽑거나, 추첨 뒤 면접으로 신입생을 뽑는다”고 밝혔다. 자사고는 8월까지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전형요강을 마련하고 서울시교육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완전추첨제’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월 “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라 도입된 방안이지만, 자사고들은 이보다 ‘추첨 뒤 면접’ 방안을 선호하리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입학전형 방식의 결정권이 학교장한테 있는 데다, 올해 초 교육부가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권한을 축소해 교육청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탓이다.
자사고는 2014학년도 고입 전형까진 중학교 내신성적 50% 이상 지원자 가운데 추첨을 거쳐 신입생을 선발하다 올해(2015학년도)에는 정원의 1.5배를 추첨한 뒤 면접으로 학생을 가려냈다.
조남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서울시교육청에 실질적인 결정 권한이 없더라도 교육부에 교육자치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사고 폐지를 약속하고선 ‘자세한 건 학교에서 결정한다’고 발표하는 모습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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