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파면됐다. 두 번 모두 파면 취소 결정을 받았다. “완전한 복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괴롭힘과 보복은 각오하고 있어요.” 안종훈(42·사진) 동구마케팅고 교사는 2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교사는 지난해 학교법인 동구학원의 재단 비리 등을 폭로한 뒤 파면됐다가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파면 취소 결정으로 복직했다. 하지만 출근 열흘 만에 학교법인 동구학원은 그를 다시 파면했다. 세월호 추모 관련 집회에 참가한 일 등을 빌미로 삼았다.
지난 23일 교원소청심사위가 다시 안 교사의 손을 들어줬다. ‘파면은 지나친 징계’이며 ‘동구학원이 징계권을 남용했다’는 취지다. 예정대로라면 안 교사는 5월7일께 학교로 돌아간다. 그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복직됐을 땐 겨울방학을 앞둔 터라 혼란이 덜했는데 방학이 되자 학교가 곧바로 재징계에 돌입했어요. 3차 징계를 안 하리란 법이 없죠.”
학교에 돌아가도 안 교사가 가르치던 제자들은 모두 졸업하고 없다. 졸업한 제자들은 대신 30일 저녁 서울 성북구 성북동 동구마케팅고 인근에 모여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든다. 모교의 투명한 학사 운영과 안 교사의 ‘완전 복직’을 촉구하는 자리다. 이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안 교사는 5월 감사원에 동구학원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동구마케팅고는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발전 가능성이 큰 곳입니다. 사회적 평가를 냉엄하게 받아들이고 학교가 변할 때까지 계속 문제제기를 하겠습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