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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단독] 적립금 규제 비웃듯…사립대 4년간 ‘1조 곳간쌓기’

등록 2015-04-30 01:00수정 2015-04-30 08:55

서울 이화여대 정문에서 바라본 교정 모습. 이화여대는 2013년 이월금이 88억원으로 주요 사립대 가운데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누적 적립금은 7868억원으로 전국 사립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이화여대 정문에서 바라본 교정 모습. 이화여대는 2013년 이월금이 88억원으로 주요 사립대 가운데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누적 적립금은 7868억원으로 전국 사립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3년 8조2천억 달해…15.7% 증가
1000억 이상 적립금 늘린 대학 4곳
홍익대·이화여대·성균관대·연세대

‘건축·기타 적립금 허용’ 규제 허술
용처 불분명한 적립금 비중 27%나
‘사립대학이 곳간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는 비판이 일자 2009년 정부가 적립금 규제에 나섰지만 이후 4년간 전체 사립대의 적립금 규모가 오히려 1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법원이 수원대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소송에서 ‘대학 쪽이 이월·적립금을 부당하게 운영해 학생들이 등록금에 상응하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학생들의 손을 들어준 터여서, 사립대학의 지나친 이월·적립금 쌓기를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29일 대학교육연구소가 공개한 ‘2009~2013년 사립대학 및 법인 이월·적립금 현황’을 보면, 2009년 7조797억원이던 전국 165개 사립대학의 교비적립금 규모가 해마다 불어 2013년엔 8조1888억원을 기록했다. 4년 새 15.7%(1조1091억원)나 늘었다. 적립금은 특정 사업 등을 위해 쌓아두는 돈으로, 적정 규모의 적립금은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교육여건이 열악한데도 몇몇 사립대가 1천억원대의 적립금을 계속 유지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1조원대 교비적립금 증가액의 대부분이 10여개 대학에 쏠려 있다. 4년간 교비적립금 증가액이 가장 많은 홍익대는 2009년 4858억원이던 적립금이 2013년엔 6642억원으로 늘었다. 사립대 가운데 가장 많은 적립금을 쌓아둔 이화여대는 같은 기간 6280억원이던 적립금에 1588억원을 더해 7868억원으로 늘렸다. 이어 지난 4년간 적립금을 많이 늘린 대학은 성균관대(1291억원), 연세대(1205억원), 수원대(792억원), 고려대(791억원), 청주대(742억원) 순이다.

상황이 이러니 ‘정부의 적립금 규제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부는 2009년부터 대학들에 매해 적립금을 얼마나 쌓을지, 어디에 사용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도록 했다. 하지만 등록금 회계에서 건물의 감가상각비만큼을 건축적립금으로 적립할 수 있도록 허용해 ‘적립금 축적을 정당화해줄 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체불명의 쌈짓돈인 ‘기타 적립금’의 액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없었다. 2013년 사립대학의 교비적립금을 내역별로 보면 건축적립금이 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기타 적립금’의 비중이 27%나 됐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들이 몇 년째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데 통계를 보면 사실인지 의심스럽다. 적립금을 지나치게 쌓은 대학들이 교육여건 개선과 등록금 인하 등에 이를 우선 쓰도록 교육부가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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