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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스마트폰, 사랑과 중독 사이

등록 2015-05-04 20:05수정 2015-12-01 09:17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한 중학생이 학교에서 실시한 스마트폰 사용 현황 조사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몰입’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스스로도 ‘지나치다’고 느끼던 터라 어머니와 함께 스마트폰을 피처폰으로 바꾸려고 휴대전화 매장에 갔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고 한다. 결국 그 학생은 스마트폰과 이별하지 않았다.

근래 개봉한 영화 <그녀>에서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 둘은 진짜 데이트를 즐긴다.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모바일 기기를 셔츠 주머니에 넣고 카메라가 앞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심지어 자기 친구 커플과 동반 여행도 간다. 현실의 이성친구와 진배없다.

자기의 일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는 유튜버(youtuber)들도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하는 일 중 첫째가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보고 싶은 대상이 사랑하는 이라면 지금은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평론가 신형철은 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서 “사랑은 인위적으로 조작 가능한 감정이다. 운명적인 우연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인 필연성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특정한 조건 속에 던져질 때 필연적으로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셰리 터클 교수의 말대로 “무언가를 놓치기 싫고 누군가 연결되고 싶은데, 그런 불안을 스마트폰이 해결해주기 때문”에 가장 믿음직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사랑하고 싶고, 받고 싶어도 스마트폰 외에는 대안이 없어서다. 피처폰으로 바꾸어주기 전에 먼저 부모의 사랑을 전해주면 어떨까? 수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스마트폰 허용 또는 그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진짜 답은 사랑에 있다. 위 사례의 중학생도 올봄 어머니와 여행을 떠난다. 아마 스마트폰에 예전만큼 매달리진 않을 것이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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