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에서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 김봉규 기자 bog9@hani.co.kr
“오늘 많이 힘들었지?”, “수고했어!”, “잘했어!”, “열심히 하는구나”, “괜찮아”, “사랑해”, “푹 쉬어”, “그 정도면 충분해~”, “미안해”, “세상에서 우리 딸이 제일 예뻐~!”, “맛있는 거 먹자”, “용돈 줄게”, “놀아”, “네 마음대로 해”, “칭찬” 등. * 부모님에게 듣기 싫은 말
“공부해, 공부는 언제 하니?”, “○○는 잘하는데, 너는 왜 그러니?”, “~안돼, 하지 마, 그만해”, “넌 안돼, 넌 못해”, “이것밖에 못하니?”, “살찐 것 좀 봐라~”, “방 좀 치워”, “그럴 거면 왜 태어났니?”, “커서 뭐가 될래?”, “지금 어디야?”, “욕” 등. 아이들은 주로 부모의 말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자신이 소중한 사람인지, 괜찮은 사람인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데 부모가 무심코 내뱉는 말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없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고 있을 때 부모가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다른 애들도 다 하는 건데, 더 사정이 안 좋은 애들도 있어”라고 말해버리면 아이는 왠지 억울해지고 힘이 빠지게 된다. 아이들은 객관적인 평가나 사실을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애썼다, 고생했다”는 인정과 지지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힘을 내고 싶은 것이다.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 “괜찮다, 다시 해도 돼”라는 위로와 격려를 받고 싶어 한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시도하고 노력한 부분을 인정받는 과정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받아들여짐을 느낀다. 이렇게 자신의 강점·장점을 확인하고, 자신의 약점·단점 또한 그것대로 인정할 수 있을 때 자기 자신을 온전하게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자존감이 높고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춘기 아이들과 잘 통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아이들과 어른은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사랑을 준다고 줘도 아이는 사랑으로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부모는 충분히 줬다고 생각해도 아이는 늘 부족하다고 여길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아이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응해주어야 한다. 잘 모르겠다면 아이에게 물어보면 된다. 잘 물어볼 수 있으려면 평소에 부모로서 내 말을 아이에게 주입하기보다 아이가 하지 않은 말에 대해 귀 기울이는 자세, 즉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먼저다. 그것을 단서로 부모의 생각이나 느낌을 아이에게 표현하고 그에 대해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윤다옥 한성여중 상담교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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