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EXIT)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엑시트
가톨릭대학교의 커피숍 ‘커피동물원’에서 일하는 토끼양이 자립을 꿈꿀 수 있었던 것은 ‘엑시트’(EXIT)라는 이름의 특별한 버스를 만난 덕분이다. 엑시트는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들꽃청소년세상이 주관하는 ‘움직이는 청소년센터’다.
38인승 버스의 디자인은 광고 디자이너 이제석씨가 맡았다. ‘청소년이여! 열악한 환경에서 포기하지 말고 출구를 찾아 새로운 세상으로 탈출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운행을 처음 시작한 건 2011년 7월26일. 올해로 운영 5년차다. 엑시트는 다른 이동쉼터처럼 밥상 나누기, 쉬어가기, 위급한 상황에서의 법률지원, 긴급 상황에서의 물품지원 등 ‘돌봄’ 기능도 수행하지만 다른 이동쉼터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변미혜 센터장은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쉼터 시설로 들어가라고 강조하는 게 아니다. 거리에서도 친구들이 각자 방식으로 잘 살 수 있다면 그런 삶의 방식도 지원해주자는 뜻을 품고 있다”며 “단순히 ‘수혜적 차원’에서의 지원이 아니라 친구들이 각자의 경험에 비춰 사회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활동에도 참여하도록 독려한다”고 설명했다.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의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긴 어려워요. 사회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흔히 아이들이 집을 나오면 그것을 부모 잘못이라고 하죠. 한데 부모들 역시 이 사회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들은 엑시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열기도 하고, 청소년 관련 정책토론회 등에도 적극 참여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체성을 발휘하는 경험을 한다.
엑시트는 매주 목요일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신림역에, 매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안산 중앙역에서 만날 수 있다.
김청연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