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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신학대 틀 얽매이지 않고 전교생 대상 매주 인문학 강좌 열어

등록 2015-06-01 19:49수정 2015-06-01 19:49

유석성 서울신학대학 총장 인터뷰
지난달 22일 부천에 있는 서울신학대학교의 교문을 들어서자 학생들이 처음 보는 기자를 향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이 일을 이야기하며 “좀 의아했다”고 하자 유석성 총장이 웃었다. “‘안감미’ 운동의 성과입니다. 처음에는 간혹 당황하는 분들도 계시죠. ‘안감미’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의 첫 글자를 딴 말입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다운 사람’이란 결국 좋은 인성과 품성을 갖추는 것이고, 이런 덕목들이 밖으로 표현되는 것이 바로 ‘예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유 총장은 2010년 총장에 선임된 이후 ‘안감미’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다.

1911년 ‘성서학원’으로 시작한 서울신학대학교는 개교 100년을 넘어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학대학 중 하나다.

학교 방문한 낯선 사람들에게도
인사 건네는 ‘안감미’ 운동으로
이웃과 더불어 사는 법 가르치고
“기독교 신자만 다닐 것” 등
학교 이름서 비롯된 오해도 있지만
비종교 신입생 꾸준히 늘어

유석성 서울신학대 총장은 ‘교육’을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인문학을 강조한다. 그는 ‘사랑의 실천’이 ‘정의’이며 ‘정의의 실현’이 ‘평화’라 강조했다. 서울신학대학 제공
유석성 서울신학대 총장은 ‘교육’을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기에 인문학을 강조한다. 그는 ‘사랑의 실천’이 ‘정의’이며 ‘정의의 실현’이 ‘평화’라 강조했다. 서울신학대학 제공
-2010년 총장 취임 후 연임을 하셨다. 지금까지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과 성과에 대해 듣고 싶다.

“취임 초기부터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학생들에게 인문학 수업을 필수로 듣게 했다. 초기에는 ‘신학대학에서 무슨 인문학’이냐고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인문학이라는 단어에서 문(文)이라는 글자는 본래 무늬(紋)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문이란 바로 ‘사람의 무늬’이고, 이는 품성, 인성 등을 의미한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이란, 올바른 품성과 인성을 갖추고, 타인들과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이다.”

-인문학을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흔히 인문학을 얘기할 때 문(文)·사(史)·철(哲)을 얘기한다. 문학은 창조적 상상력을, 역사는 올바른 판단력을, 철학은 사유할 수 있는 합리적 사고력을 뜻한다. 서양에서의 인문학이 인간이 갖춰야 할 ‘교양’을 의미한다면, 동양에서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말처럼 사욕, 욕망(己)을 넘어 ‘더불어 살 수 있는(治)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인문학은 인성교육과 인격훈련의 가장 필수요소이며, 나아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된다.”

-대학들이 인문학 관련 학과를 없애는 등 인문학의 위기와 관련한 얘기들이 많이 들리는데 대세에 역행하는 것 아닌지?

“비실용적이라고 인문학을 경시하는 건 잘못된 선택이다. 역대 8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시카고대학이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1929년 취임한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시카고 플랜’ 덕이라는 게 정설이다. 그는 총장이 된 뒤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인문 고전 100권을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시키지 않는다’는 선언을 했다. 우리 대학에서는 매주 금요일 사회적으로 저명한 학자나 인사들을 모시고 전교생이 참여하는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정운찬 전 국무총리, 한승헌 전 감사원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이 강의를 해주셨다.”

-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지성과 영성, 덕성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인 사회봉사형 인재’,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실천’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학생들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연간 58시간 이상을 봉사활동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 미국, 중국 등 세계 5개 권역에 대해 유학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지원도 많이 하는 편이다. 또 평화를 실천하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 양성을 위해 전교생이 ‘평화와 통일’이라는 과목도 수강한다.”

-‘평화와 통일’ 과목을 이야기했는데 이런 주제에 주목하는 이유가 뭔가?

“평화에는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가 있다. 소극적 평화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적극적 평화란 전쟁만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가 실천되는 평화’를 의미한다. 쉽게 얘기하면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이 국가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 더 이상 가난하지 않은, 아픈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이러한 ‘휴전’ 상태로는 진정한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 ‘평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을 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실천하는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다. 총장께서 히틀러에 맞선 순교자로 알려진 ‘본회퍼’를 전공하고 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학교 철학에 영향을 줬나?

“올해는 본회퍼가 서거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성직자이지만, 나치정권 시대 히틀러의 암살 계획에 참여했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올바른 삶과 더불어 참된 죽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아직 그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는 ‘난폭한 운전자가 있다면 그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을 위해 장례식을 치르거나 기도해주는 것이 다가 아니라 운전자의 운전대를 빼앗는 것이 참된 종교인의 자세’라고 했다. 본회퍼는 ‘타자를 위한 존재’를 강조했는데 이는 그가 감옥에서 ‘예수는 누구인가’ ‘기독교는 무엇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는 ‘기도를 하는 것과 사람들 사이에서 정의를 행하는 것’ 두 가지를 강조했다.”

-요즘 대학들이 외국 대학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추세다. 서울신학대학교의 경우는 어떤가?

“독일 명문 튀빙겐대와 예나대, 일본의 도시샤대, 중국의 지린(길림)사범대와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올해엔 미국의 예일대,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대와 새롭게 교류를 시작할 예정이다. 교수 및 학생 연수, 공동연구 등을 통해 그들이 지닌 오랜 전통을 빠르게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학대만의 특별한 학풍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다른 대학과 차별되는 지점은 기독교 정신의 핵심인 사랑의 실천, 이웃사랑을 위한 ‘봉사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유아교육과, 보육학과, 사회복지학과 등이 모두 봉사와 관련한 학과이다. 우리 대학은 현장에서의 실천, 봉사를 염두에 두고 교육을 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유아교육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90%를 넘는다. 그만큼 사회에서 우리의 교육과정에 대해 인정을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종교 관련 대학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갖는 편견이나 오해도 있을 텐데.

“‘신학대학’이라는 이름 때문에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총 11개 학과 중 9개 학과에 비종교인도 얼마든지 입학할 수 있다. 최근에는 비종교인 신입생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학교 교명 또한 변경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종교대학으로 스스로 이름에 갇히기보다는 좀 더 열린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의 비전에 대해 듣고 싶다.

“개교 100주년을 맞은 2011년 우리 대학은 ‘창조적인 기독교 지도자 양성’ ‘지성·영성·덕성이 조화된 교육’ ‘세계적인 기독교 명문 대학으로 도약’이라는 3대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봉사, 평화, 통일을 위한 교육을 변함없이 추구해 나갈 것이다. 기독교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은 ‘정의’를 통해 실천되며, ‘정의’는 결국 ‘평화’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철 기자 lee@hanedui.com


일반전형 학생부 100%로 선발

서울신학대는 2016년 신입생 정원 540명 중 수시모집으로 5개 계열 11개 학과에서 정원내 335명, 정원외 37명 등 총 372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과 기독교교육전형은 고교 학교 공부에 충실한 학생이 관심을 둘 만한 전형이다. 이 전형으로 신학과, 기독교교육과, 유아교육과, 사회복지학과, 보육학과, 관광경영학과, 영어과, 중국어과, 일본어과 등에서 수능 점수를 반영 안 하고, 내신 교과성적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정원내 모집 인원은 신학계열 신학과 48명, 사회계열 사회복지학과 38명, 보육학과 41명, 관광경영학과 24명, 글로벌 비즈니스 어학계열 영어과 32명, 중국어과 27명, 일본어과 20명, 사범계열 기독교교육과 31명, 유아교육과 18명, 예술계열 교회음악과 작곡, 성악, 피아노, 오르간 전공 35명, 실용음악과 보컬, 드럼·타악기, 건반, 기타, 베이스 전공 21명이다.

추천자, 사회적 배려 대상자, 농어촌 학생, 특성화고교 졸업자, 기회균등선발 등은 학생부 60%, 면접 40%, 실기 위주로 선발하는 교회 및 실용음악과 일반, 농어촌 학생, 기회균등선발 전형은 학생부 20%, 실기 80%로 선발한다. 글로벌 어학인재 전형의 경우는 면접 30%, 어학능력 70%를 반영한다.

원서접수 기간은 9월9일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이며 지정 대행업체인 ㈜유웨이어플라이 누리집(www.uwayapply.com)에서 인터넷 접수만 가능하다. 기타 수시모집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신학대학교 누리집(www.stu.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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