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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들 행복하게 하는 혁신학교 ‘비결’은 뭘까요”

등록 2015-07-14 20:00수정 2015-07-14 21:52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앞줄 왼쪽 둘째)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좋은 교육을 꿈꾸는 ○○원탁@학부모’ 토론회에서 학부모들과 혁신 교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앞줄 왼쪽 둘째)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좋은 교육을 꿈꾸는 ○○원탁@학부모’ 토론회에서 학부모들과 혁신 교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교육청 학부모 초대 원탁토론
토론회장은 100여명의 ‘엄마’들이 쏟아내는 수다로 왁자했다. 엄마들의 입에서 무시로 ‘혁신’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혁신’이라고 하니 확 바뀔 거라고 기대하지만 그렇게 확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참여’가 교육 현장에 녹아 있지 않으면 ‘무늬만 혁신’이 될 수도 있어요.” “남들이 좋다고 하는 ‘혁신’보다는 우리 학교에 가장 잘 맞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 모인 학부모들은 모두 혁신교육 전도사처럼 보였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 혁신학교와 예비 혁신학교 학부모 103명을 초대해 원탁토론을 열고 이들의 혁신교육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처음엔 애들 놀게 해준다해서 매료
고학년 될수록 현실적인 고민
공립학교엔 혁신교사 둬야”
학부모 100여명 거침없는 ‘수다’

“중·고등학교도 혁신학교 갔으면”
교육 연속성 확보 첫째 과제 꼽아

엄마들 사이에서 3명의 ‘아빠’도 눈에 띄었다. 4조의 청일점 김희열(45)씨의 열의는 엄마들에게 뒤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4학년인 김씨의 두 아이는 모두 혁신학교 4년차인 강북구의 유현초에 다닌다. 교내 ‘좋은 아버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혁신학교가 가져온 아이들의 변화를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치고받던 아이들이 안 싸우고 어울리는 모습을 제가 직접 봤어요. 혁신학교가 좋은 걸 알게 됐으니 중학교, 고등학교도 줄곧 혁신학교에 갔으면 싶지요.” 그는 “독서모임, 놀이모임 등 각종 교내 동아리 활동이 아이들한테 정서적 안정을 줬다”고 덧붙였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서울형 혁신학교의 역사는 길지 않다. 2011년 3월 23곳이 처음 문을 열었으므로 대부분의 혁신학교가 4년 안팎의 경험을 갖고 있다. 운영 방식과 처한 상황이 저마다 다르다. 학부모들의 궁금증이 넘칠 수밖에 없다. 몰라도 물어볼 곳이 없어 막혀 있던 질문들이 이미 1기 혁신학교를 경험해본 ‘선배 학부모’한테로 쏟아졌다. “그쪽 학교는 시험을 봐요, 안 봐요?” “혁신학교에 학부모들 대의원 회의가 있다는데 우리는 없어요. 다른 학교도 그래요?” “성적에 따라 회장·부회장을 시키지 않는 건 좋은데 학급 대표가 없으니까 교실에 체계가 안 잡히는 것 같은데 어때요?”

아이가 다니는 도봉초가 1기 혁신학교로 지정돼 4년간 혁신학교 학부모로 지낸 강경화(45)씨는 무지갯빛 기대를 경계했다. “처음엔 애들을 30분씩 신나게 놀게 해준다는 데 매료됐어요. 그렇지만 겉으로 보이는 행복한 모습이 (혁신학교의) 전부가 돼선 안 되잖아요. 고학년 학부모들은 학습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고 있어요.” 강씨는 ‘자발적 참여’에 기댄 혁신교육의 한계를 메워야 한다고 짚었다. “결국 (헌신적인) 담임을 잘 만나야 성공하는 건데 그걸 자치를 통해 극복해갈 방안도 고민해야겠죠.”

현실적인 개선책을 고민해온 학부모도 있었다. “교사마다 역량과 열의가 다른데 혁신학교 연수를 해봐야 요식 행위에 그칠 수 있어요. 순환근무를 하는 공립학교 교사들 가운데 혁신학교를 주로 맡는 ‘혁신교사’를 두면 좋겠어요. 지역마다 시내·아파트촌 등 성격이 다른 만큼 특성과 정체성을 살려서 학교마다 ‘필살기’를 갖추도록 하고 그에 따른 지원을 해주면 좋을 것 같고요.” 초등학교 2·3·5학년 아이 셋을 모두 혁신학교인 덕수초에 보낸 김순임(42)씨가 말했다.

학부모들은 무엇보다 ‘연속성’ 확보가 혁신교육의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김은영(43)씨는 “내년이면 아이가 중학교에 가는데 혁신학교에 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있어요. 대학교육과 입시부터 바뀌고 그에 따라 고등학교, 중학교도 모두 혁신교육을 했으면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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