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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조희연 교육감, 낙제점 자사고에 ‘2년 유예’ 면죄부

등록 2015-07-20 20:16수정 2015-07-20 21:54

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 3곳 해당
서울교육청 “일반고와 상생의지 보여”
특권학교 폐지 정책기조 후퇴 우려
미림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운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자사고들의 일반고 전환을 2년 유예해주기로 했다. 평가 결과를 소명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교들이 개선 의지를 비쳤다고는 하지만 100점 만점에 60점도 받지 못한 학교들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어서, ‘특권학교 폐지를 통한 일반고 살리기라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운영성과 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못 미친 경문고·미림여고·세화여고·장훈고 등 4개 학교 가운데 일반고 전환 의사를 밝힌 미림여고를 지정취소하고 나머지 3개 학교는 2년 뒤 재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준점수에 못 미친 학교들에 2년의 유예기간을 주는 데 대해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들이 청문 과정에서 신입생 선발 방식 개선 또는 전·편입학 횟수 제한, 사회통합전형 충원율 제고를 위한 해법 마련 등 일반고와 상생을 위한 의지를 나타낸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런 결정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자사고 폐지’ 정책과 배치될 뿐 아니라, 지난해 10월 자사고 평가에서 기준 점수에 못 미친 경희고 등 6개 학교에 지정취소 결정을 내린 선례와도 대비된다. 당시 자사고 지정취소 기준점수는 70점이었지만 올해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60점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자사고·특목고 등의 지정을 취소할 때 장관 동의를 받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함으로써 교육감의 입지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책 기조가 크게 흔들린 것으로 비친다.

조남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자사고를 적극적으로 개혁하지 않고 일반고 살리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공염불”이라며 “교육청에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어갈 실질적인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21일 서울외고의 청문 절차를 재개하는 것도 이런 비판에 힘을 보탠다. 서울외고는 운영 평가에서 이미 60점 이하의 낙제점을 받은데다 앞서 세 차례의 청문 절차에 모두 불응했다. 서울 지역 교육단체들의 모임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어 “교육부가 처리하기 어려운 공을 도로 교육청에 넘긴 것인데 이것을 받아들이는 서울시교육청을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특목고에 대한 엄정한 평가로 왜곡된 고교체제를 바로잡아 보고자 노력했지만 교육청이 가진 법·제도 권한의 한계에 막혀 충분한 성과를 거두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고교체제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공동 협의기구 구성 등 제도적인 해결책을 마련해달라”고 교육부에 촉구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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