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지난 5월28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주최한 ‘6개국 수학 교육 과정 국제 비교 컨퍼런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수학Ⅱ와 미적분 과목 비슷해
시민단체 “미적분 삭제” 제시
수학 학습량 20% 경감 가능해
시민단체 “미적분 삭제” 제시
수학 학습량 20% 경감 가능해
교육부가 학습 부담 20% 경감을 목표로 ‘2015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고등학교에서 과다 편성된 미적분 관련 과목을 줄여야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학 학습 부담이 연쇄적으로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수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사교육걱정) 수학 포럼 대표는 16일 “초·중·고 수학 시안을 분석해보니 현행 교육과정 대비 평균 8.7% 경감에 그친다는 게 이미 확인됐고, 수학 학습량 20% 경감 목표를 이루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고교 (심화)미적분 삭제’를 대안으로 내놨다.
2015 교육과정 수학 시안을 보면, 고1~3 수학 과목은 공통과 선택 과목을 합쳐 모두 13개다. 고1 때 ‘공통과목’으로 수학을 배우고, 고2~3 때는 ‘일반선택’ 과목으로 수학Ⅰ과 수학Ⅱ (심화)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배운다. ‘진로선택’ 과목에 기하, 실용수학,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가 있고, ‘전문교과’로는 심화수학Ⅰ, 심화수학Ⅱ 및 고급수학Ⅰ, 고급수학Ⅱ가 있다. 사교육걱정이 교과 내용을 들여다 보니, 이들 과목 중 수학Ⅱ와 (심화)미적분, 경제수학, 심화수학Ⅰ, 심화수학Ⅱ, 고급수학Ⅱ가 미적분 관련 교과로 분류됐다. 최수일 대표는 “사실상 문과와 이과 학생이 모두 공부하게 될 일반선택 교과 4개 중 수학Ⅱ와 (심화)미적분은 미적분 과목”이라고 지적했다. 2015 교육과정의 수학Ⅱ가 현재 미적분 과목과 비슷하고, 2015 교육과정의 (심화)미적분은 현재 미적분Ⅱ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사교육걱정은 2015 교육과정에서 (심화)미적분 교과목을 빼자고 제안했다. 미적분의 개념은 수학Ⅱ에서 배울 수 있고, 이과 학생은 심화 미적분이 필요하면 심화수학Ⅰ·Ⅱ를 통해 이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학년의 수학 교육과정은 고학년 교육과정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2 때 배우는 (심화)미적분을 삭제하면, 고1 수학에서 어려운 내용이 2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다. 중학교에서 어려운 내용은 고1로 올라갈 수 있고,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초등 수학 중 어려운 부분이 중학교로 상향 이동할 수 있다. (심화)미적분 하나만 빼도 초·중·고 학생들 모두 상당량의 학습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얘기다.
사교육걱정은 “(심화)미적분을 빼고 교육과정을 편성하면 각 학년별로 배워야 할 수학 내용이 한결 적정화되고, 다양한 수업 방법과 평가 혁신을 통해 수학적 사고력과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며 “명쾌한 길이 있는데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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