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주최로 지난 5월28일 열린 ‘6개국 수학 교육과정 국제 비교 컨퍼런스’의 행사장인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 로비에 전시된 ‘수포자’ 관련 자료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스스로 ‘수포자’(수학 포기자)라고 여기는 학생 2명에 1명꼴로 ‘수학 공부를 하고 싶어도 기초가 부족해 엄두가 안 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언제든 재도약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방송(EBS)은 13일부터 닷새간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생과 재수생 1만314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해보니, 수포자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5%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28일 밝혔다.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고3(31%), 고2(21%), 고1(17%) 순이어서 학년이 높아질수록 수학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과 성적이 1~2등급인 상위권 학생들 중에도 10명에 1명꼴로 수포자라고 답했다.
수포자의 과반은 ‘완전한’ 포기자는 아닌 걸로 확인됐다. 수학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수포자 학생의 47%는 ‘기초가 부족한데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라고, 20%는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수포자’한테 가장 필요한 교육 콘텐츠로 중학 수학이나 수학 개념 등을 고교 교육과정에 맞게 다시 가르쳐주는 ‘수포자용 특강’(41%)을 꼽았다.
교육방송 쪽은 “7월부터 ‘생각보다 쉬운 수학’ 등 수포자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수포자 학생들이 단계적으로 수학 공부를 이어갈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좀 더 폭넓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