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1102명→올해 1379명
취업난 뚫기 위한 또 다른 선택
간호·유아교육·물리치료등 몰려
취업난 뚫기 위한 또 다른 선택
간호·유아교육·물리치료등 몰려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강아무개(32)씨는 늦깎이 신입사원이다.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지난해부터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병원이 강씨의 첫 직장은 아니다. 2007년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여기저기 메뚜기처럼 점프하기에 바빴다”고 강씨는 말했다. 3년 동안 작은 회사를 옮겨다니며 계약직 사무 업무만 전전했다. “몸도 정신도 소모되는데 돈이든 경력이든 쌓이는 건 없으니까 답답해서 일을 그만두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로 했어요.” 4년제 일반대를 졸업한 강씨가 3년제 전문대 물리치료과에 다시 입학한 이유다.
강씨처럼 일반대를 졸업하고도 전문대에 입학해 다시 진로를 찾는 ‘유턴 입학’이 최근 4년간 해마다 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2년 1102명이었던 유턴 입학 학생은 2015년 1379명으로 25%나 늘었다. 최근 4년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전문대에 입학해 실제 등록한 학생은 5017명이다.
이들 중 많은 수가 간호학과로 향했다. 4년간 유턴 입학생의 36%에 이르는 1809명이 간호학과 재입학을 택했다. 유아교육과(343명), 물리치료과(302명)가 뒤를 이었다. 트렌드에 따라 뜨고 지는 전공도 있다. 2013년까지 유턴 입학생들의 지원이 몰린 상위 5개 학과에 이름을 올렸던 사회복지과는 2014년부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취업이 가능하고 취업률이 90% 안팎인 생명환경화공과나 사회적 경제 열풍으로 관심이 높아진 협동조합경영과가 유턴 입학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취업 전망이 높은 학과에 학생들이 몰린 것은 유턴 입학의 이유가 취업난에 있음을 방증한다. 2012년 68.4%였던 전문대학의 취업률이 2014년 61.0%로 떨어진 데 견줘 일반대학의 취업률은 63.1%에서 52.6%로 떨어졌다.
유 의원은 유턴 입학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385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대에 재입학한 학생 5017명이 4년제 대학에 다니며 부담한 비용이 2288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전문대 학비 등 1569억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돼서다. 이어 유 의원은 ”취업난 가운데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전문대 유턴이 증가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정부가 좀더 근본적인 청년취업난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짚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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