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주최로 5월28일 열린 ‘6개국 수학 교육과정 국제 비교 컨퍼런스’의 행사장인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 로비에 전시된 ‘수포자’ 관련 자료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중학생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가 고등학생 수포자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중인 수학 관련 초·중·고교 교육과정 개편과 대학 입시 제도 개선에 이러한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이 10일 발표한 ‘전국 중학교 학업 성취도 평가 수학 과목 분석 결과’를 보면, ‘수포자가 20% 이상인 중학교’가 전국 3179곳 가운데 86.4%인 2747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5명 중 1명은 수포자인 학교가 10곳 중 8~9곳나 된다는 뜻이다. 수포자는 수학에 대한 학업 이해도의 4단계(우수, 보통, 기초, 기초미달) 가운데 기초와 기초미달 학생을 말한다.
같은 기준으로 고등학생 수학 학업 이해도를 분석한 결과, 수포자가 5명 중 1명 꼴로 있는 고등학교는 전체의 32.4%로 조사됐다. ‘고등학교에 수포자가 많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결과다.
다만 수포자 문제는 강남에는 ‘남 일’이었다. 서울에 있는 중학교 380곳 가운데 수학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를 100개 분석해보니, 강남·서초구에 위치한 학교는 한 곳도 없었다. 수포자는 중랑구(11곳), 강서구(9곳), 구로구(7곳) 은평·성북·금천구(각 6곳) 등 강북 지역에 몰려 있었다.
이종훈 의원은 “교육부는 수포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2일) 수학 학습량을 20% 줄이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교육과정 개정 내용을 발표했다”며 “수학의 학습량이 많고 문제가 어려운 것이 수포자 발생의 원인중 하나이긴 하지만, 수학을 배우지 않아도 들어갈 대학이 수없이 많은 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수학을 배울 동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학생들에게 수학이 자신의 삶에 필요하다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며 이를 교육과정 개편과 대입제도 개선에 녹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