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변성호 위원장(마이크 든 이)과 조합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교사 선언을 하고 있다. 이 선언에는 전교조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아우른 교사 1만5701명이 참여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교육감 14명 “교육과정 개정 중단”
서원대 교수 47명도 반대 성명
서원대 교수 47명도 반대 성명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두고 1만5천여명의 교사가 “유신시대로 회귀하려는 시도”라며 반대 선언문을 냈다. 대학교수의 반대 성명이 잇따르고 시·도 교육감들도 정부에 거듭 교육과정 개정 재검토를 촉구하는 등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부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는 취지의 교사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에는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을 포함해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아우른 1만5701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교사들의 집단적 반대 의견 발표는 2일 역사 교사 2000여명의 반대 선언에 이어 두번째다.
교사들은 선언문에서 “일제강점기에도, 이승만 정권하에서도 없던 국정교과서 체제에 의한 역사교육은 유신시대에 도입되었으나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함께 청산된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검인정 체제는 민주주의 발전 과정의 산물이자 반독재투쟁의 성과”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국정 교과서를 도입한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기인 2018년보다 한해 앞선 2017년부터 이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이자 박정희 독재자의 출생 100년을 맞는 해이니 교육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극명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앞서 8·9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낸 전국 14개 시·도의 진보 성향 교육감들도 17일 다시 한번 의견을 모아 “국정화를 포함한 2015 교육과정 개정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교수 사회도 반대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덕성여대·부산대·고려대 등에서 국정화 반대 선언을 낸 데 이어 이날 서원대 교수 47명이 성명을 내어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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