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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초·중생에 미 대입수준 영어 요구 재직교사가 입학용 모의면접까지

등록 2015-11-10 19:49

자사고·특목고 영어캠프 백태

2013년 규제 완화로 캠프 허용
“해당고교 입시용으로 변질돼
참가학생들에 특혜 줄 우려도”
“예술가에겐 정부 규제없이 표현의 자유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당신은 이런 의견에 얼마나 동의합니까?”

10일 서울 대원외고 영어캠프 참가신청 누리집에 올라와 있는 신청서에 포함된 영어 에세이 문제다. 이 학교 영어캠프에 참여하려는 초6~중2 학생들은 이 질문에 대한 영어 에세이를 제출해 어휘력·표현력 등을 평가받게 된다. 대학생들도 선뜻 답하기 어려운 주제로, 영어권 대학에 진학할 때 치르는 토플(TOEFL), 아이엘츠(IELTS) 수준의 영어 실력이 요구된다.

용인 지역 자사고인 외대부고는 영어캠프에서 정부기관이나 기업 등의 채용 기준으로 쓰이는 국가공인 영어자격시험 플렉스(FLEX)를 반 편성 배치고사로 활용한다. 또다른 자사고인 하나고도 실용영어인증평가시험인 펠트(PELT)를 통과해야 초3~중2 대상 영어캠프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0일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이 방학 중에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여는 영어캠프의 실태 자료를 공개했다.

대개 20일 가량 입소하는 영어캠프에는 300~4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적잖은 비용과 어려운 입소 시험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두고 사교육걱정은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당 고교의 재직 교사들이 직접 입학전형과 관련한 자기소개 첨삭·모의 면접 등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외대부고 영어캠프는 현직 교사가 수업과 특강을 맡고 있고, 심화 과정은 입학홍보부장의 특강, 자기소개서 첨삭, 외대부고 면접 형식에 맞춘 모의면접 등이 포함돼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 공동대표는 “이 정도면 영어캠프의 목적이 영어능력 향상인지 해당 고교 입시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며 “더 위험한 것은 학생 선발과정에서 캠프 참가 학생들에게 특혜를 줄 수 있고 이를 규제할 장치가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는 재학생이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습을 할 수 없다. 없던 길을 열어준 것은 정부다. 정부는 2013년 ‘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통해 초·중·고·대학의 시설을 활용한 영어캠프를 허용하기로 했다. 사교육걱정은 “영어캠프는 해당 학교들이 영어 스펙을 갖춘 초·중학생을 입도선매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며 “교육부는 비교육적이고 편법적인 자사고·특목고의 어학캠프를 전면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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