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방학에는 각 지역 청소년문화의집 등에서 부모와 청소년 사이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사진은 가정청소년문화의집에서 연 한 가족 경기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 가정청소년문화의집 제공
가정청소년문화의집 ‘우리는 짝꿍이다’
“아무래도 방학이 조금 두렵기는 해요. 학기 중에는 아이가 학교에 갔을 시간에 혼자 고민도 하고, 아이와의 갈등에 대한 생각도 비교적 여유롭게 할 수 있었는데, 방학에는 집안에서 자꾸 부딪히니까 생각할 여유도 없이 서로 상처를 주게 되는 것 같아요. 사교육을 잘 시키지 않는 편인데, ‘방학만이라도 보낼 학원을 알아봐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을 정도예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아들과 딸을 둔 학부모 윤임희(38)씨의 말이다.
윤씨의 말처럼 사춘기 청소년을 자녀로 둔 가정에는 방학이 시작되는 이 시기쯤 알 수 없는 긴장이 감돈다. 그러잖아도 이따금 부모-자녀 간 마찰이 잦은데,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방학에는 갈등의 빈도가 다소 높아지는 까닭이다.
이런 청소년과 학부모를 돕기 위한 분노조절 프로그램 ‘우리는 짝꿍이다’가 오는 26일(화)부터 29일(금)까지 인천서구시설관리공단 가정청소년문화의집 주최로 열린다. 이 프로그램은 가족간 갈등상황에서 생기는 분노 감정을 조절하고 서로 긍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마련한 것이다. 12~15살 청소년(2016년 기준)과 학부모 한 쌍씩 총 10쌍, 20명을 15일까지 모집한다.
4일간 매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1회기는 부모, 2회기는 학생, 3·4회기는 부모와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1, 2회기 수업은 같은 커리큘럼으로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분노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분노를 조절하는 법 등을 배우며, 각자 가족 구성원들의 장점을 살려 아바타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3회기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과자를 이용해 마음을 표현해 보는 푸드테라피나 즉흥극을 통해 함께 마음을 치유한다. 자신 안에 숨겨진 분노 감정을 찾는 등의 활동도 3회기에 진행한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인 4회기에는 스마트폰으로 가족 영화를 만든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컷을 편집하는 간단한 기술을 배워, 가족들의 감정이 잘 드러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보는 활동이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가정청소년문화의집 누리집(www.issi.or.kr/house)에서 참가신청서를 내려받아 팩스(032-580-1195)로 보내거나 직접 방문해서 제출하면 된다. 참가비는 한 가족당 2만원이다.
정유미 <함께하는 교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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