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활동을 하다가 해직된 전력이 있는 교사가 대구시교육청 과장으로 발탁됐다.
대구시교육청은 다음달 1일자 교직원 인사에서 대구교육팔공산수련원 부설 ‘마음이 자라는 학교’(마자학교) 김형섭(59·교육연구관) 대안교육부장을 시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장으로 발령 냈다고 18일 밝혔다. 전교조 출신 교사로서 시교육청 근무 경력이 없는 교육전문직 인사가 과장급 이상 보직을 맡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부장은 협성고 교사로 재직하던 1989년 전교조 대구지부 결성을 주도하다 해직됐다. 그는 1994년 복직했고, 지산중·대구고를 거쳐 2013년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해 문을 연 대안형 교육기관인 마자학교에 교육연구관으로 임용됐다. 그는 2년 반 동안 마자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교장 선생님’으로 불리며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이끄는 데 힘을 써왔다. 그는 앞으로 시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장으로 근무하면서 학교폭력과 대안교육 관련 업무를 맡는다.
김 부장은 “학교폭력은 지금까지 가해자 중심에서 생각하고 징계 등의 조처를 내렸지만 앞으로는 피해자 입장에 서서 보겠다. 얼마만큼 피해를 입었나, 피해를 회복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느냐 등이 관심사다. 대안교육도 일반학생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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