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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사고·특목고, 일반고와 통폐합을”

등록 2016-02-24 19:22수정 2016-02-24 22:12

서울교육청 의뢰 연구 보고서
“특목고 등 우수학생 선점 특권
고교 평준화 사실상 붕괴”
교육청 “법령 개정 없이 통폐합 못해”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탓에 고교평준화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학교간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이루어진 이 연구는 이런 학교 격차가 계층간 교육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일반고와 특목고·자사고를 통폐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연구팀은 24일 ‘초·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 체제 개편 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로 이어지는 수직적 서열체계가 강고하게 구축되면서 평준화 제도가 실질적으로 형해화했으며, 이로 인해 계층간 분리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일반고의 신입생 모집이 특목고·자사고의 신입생 모집이 완료된 뒤에 이뤄지는 ‘전·후기 고교 입학 전형’을 격차 확대의 주요한 원인으로 짚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전국의 고입 전형 시기를 고교 유형에 따라 전기모집(특목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자율고)과 후기모집(일반고)으로 시기를 구분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런 고교 전형은) 전기모집 고교에게 우수 학생 선점의 특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팀이 보고서에 인용한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2010학년도부터 2014학년도까지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자사고 및 특목고가 대체로 (입학생의) 23~29% 정도의 성적 우수자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일반고는 그 비율이 8.4~9.2%에 그쳤다.

연구팀은 “서울의 경우, 자사고 지정이 대거 이뤄진 2010년을 기점으로 특목고-자사고-일반고로 이어지는 서열체계가 강고하게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서울 고교생 학업 성취의 42.6%가 학교 특성에 의해 설명되는 것으로 조사된 또다른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어 “서울 고교생의 학업 성취가 어떤 유형의 고교에 진학하는가에 의해 심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과거에는 평준화 제도 영향으로 학업 성취가 학교 특성에 의해 좌우되는 정도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 평준화가 실질적으로 형해화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현재의 전·후기 선발 방식을, 1단계에서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포함) 학생을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가 동시에 선발하고, 3단계에서는 각 단계에서 부족했던 인원을 충원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특목고 중에서도 입시 위주 교육을 한다는 측면에서 일반고와 차별화하기 어려운 외국어고·국제고와 자사고를 일반고와 통폐합해 일반고 중심으로 고교체제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현행 고교 체제는 일반고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함은 물론 계층간 교육 격차를 더욱 심화하는 구조적 조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궁극적으로 부와 신분의 세습이 일상화되는 사회를 초래하는 데 일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보고서가 제안한 모집 시기 조정이나 외고·자사고 폐지 등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이 없으면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교육청 중·고체제개선팀 관계자는 “교육감이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수직적 서열화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확인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축적하고 수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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