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사교육비 분석
박 대통령 “사교육비 경감” 공약에도
현 정부 들어 3년 연속 증가세 보여
1인 월 24만4000원…중 27만5000원
선행학습 금지가 사교육 부추긴 탓
박 대통령 “사교육비 경감” 공약에도
현 정부 들어 3년 연속 증가세 보여
1인 월 24만4000원…중 27만5000원
선행학습 금지가 사교육 부추긴 탓
박근혜 정부 들어 1인당 사교육비가 3년 연속 늘고,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은 사교육비 경감을 공약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 감소세를 보인 사교육비 부담을 더 늘린 것이다.
교육부는 26일 통계청과 함께 실시한 ‘2015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1인당 월평균 명목 사교육비(1인당 사교육비)가 2014년보다 2000원(1.0%) 늘어난 24만4000원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는 23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0.4% 줄었지만, 중학교(27만5000원)는 1.9%, 고등학교(23만6000원)는 2.9% 늘었다.
1인당 사교육비는 정부 통계가 시작된 2007년 22만2000원에서 2009년 24만2000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4년 연속 감소해 2012년 23만6000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다 2013년 23만9000원으로 다시 올랐고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당 사교육비는 사교육 참여자(68.8%)와 비참여자(31.2%)를 포함한 평균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이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1인당 평균 사교육비를 환산해보니 35만5000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11만1000원이 많았다. 고교의 사교육 참여 학생만 대상으로 하면 47만원으로 치솟는다.
교육부는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예체능 사교육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국어·영어 등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19만원으로 전년보다 1000원(0.3%) 줄었는데, 초등 영어 사교육비 6000원(7.3%) 감소가 이를 견인했다. 2018년부터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절대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예체능 사교육비는 5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3000원(5.4%) 늘었다. 일반교과 사교육비 평균이 줄었다곤 하나, 수학이 7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1000원 증가하는 등 사회·과학·제2외국어·논술의 1인당 사교육비는 늘었다. 사교육걱정은 “영어만 절대평가화되면서 수학 사교육이 늘어나는 풍선효과와 과도한 수능 범위 등으로 수학 부담이 크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교육부는 현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인 공교육정상화법의 시행착오에서 원인을 찾았다. 재작년 9월 법 시행으로 방과후학교 선행학습이 금지되자 수학 등의 선행학습 수요가 사교육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하고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안상진 사교육걱정 부소장은 “공교육정상화법을 강화해 사교육을 금지하는 게 공교육 정상화인데, 정부는 방과후수업에서 선행학습을 허용하는 비정상화로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규모는 17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0억원(2.2%) 줄었는데 이는 학생 수가 3.1%(19만7000명)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명목 사교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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