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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내활동에 교과·면접 등 종합평가…특목고·자사고에 더 ‘유리’

등록 2016-03-16 21:28수정 2016-03-17 08:39

[학생부의 배신…불평등 입시 보고서]
(1) ‘죽음의 육각형’ 입시
학생부 종합 전형이란
박근혜 정부, ‘대입 간소화’ 일환
서울대 수시모집 100% 학종 전형
고려대 등도 유사 전형으로 전환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하여 대입전형에서 학생부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학생·학부모 부담 완화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 2013년 10월24일)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는 ‘대입 전형 간소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입 자율화 정책에 따라 대입 전형이 3천여개까지 늘어나면서 학생·학부모들의 입시 부담이 가중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2016학년도 서울대 학생 선발 방식
2016학년도 서울대 학생 선발 방식

교육부는 수시모집의 전형 유형을 3가지(학생부 중심, 논술 중심, 실기 중심) 형태로 간소화하면서 학생부 중심 전형을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이하 학종)으로 구분했다. 전자는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전형이고, 후자는 비교과(동아리·봉사활동 등 교내 활동)를 중심으로 교과,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면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다. 많은 대학들이 수시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면서 수능 성적 역시 학생부 종합전형의 한 요소가 됐다.

학생부 종합전형, 이른바 ‘학종’은 대학입시의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대는 이미 수시모집(2016학년도 입시 기준 정원의 75.6%)을 100%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10월 2018학년도 수시모집부터 논술 전형(2016학년도 기준 수시모집 인원의 30%)을 폐지하고 전체 모집 정원의 50%를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학종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바 있다. 많은 대학들이 학종뿐 아니라 다른 수시전형에서도 자소서와 학생부를 바탕으로 서류평가를 진행하고 2단계로 면접을 치르는 등 학종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진로진학컨설팅학)는 “학종이 확대되면서 학교 교육 활동이 교과 위주에서 각종 대회, 동아리, 봉사활동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상류층이 상위권 대학에 더욱 수월하게 입학하는 통로로 작동하고 있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학생부 강화’ 기조는 2004년 노무현 정부가 내세웠던 ‘학생부 강화’ 정책과 얼핏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기존에 절대평가(수·우·미·양·가)였던 내신 성적 산출 체제를 상대평가(9등급)로 바꿔 내신 성적, 즉 교과 성적을 강화한 데 비해, 박근혜 정부는 학생부에서 ‘비교과 활동’을 강조했다는 점이 다르다. 노무현 정부 때는 대학이 특목고의 1등급과 일반고의 1등급을 똑같이 평가해야 해서 ‘학생부 강화=특목고 불리’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은 특목고 학생을 뽑기 위해 ‘고교등급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의 학생부 강화는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를 굳이 도입하지 않아도, 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을 자연스럽게 더 많이 뽑을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선회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학생부 강화는 정성적인 요소(뚜렷한 기준에 따라 숫자로 계량화할 수 없는 요소)를 강조함으로써 학교 격차가 자연스럽게 반영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영철 상명대 교수(금융경제학과)는 “학생을 평가할 때 객관적인 성적이 아닌 다른 요소를 가지고 판단하게 된다면, 어떤 고등학교를 나왔느냐를 주요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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