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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대통령·국회의원에게 ‘헌법 지키라’는 운동이죠”

등록 2016-06-21 19:25수정 2016-06-21 21:58

[짬]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최창의씨

경기도 학부모·교직원·청소년 함께
30일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본부
‘손바닥헌법책’ 만들어 8만부 보급

전교조 해직교사 거쳐 교육위원 3선
이오덕 ‘우리말로 살려놓은 헌법’ 모태
“헌법 아는 게 민주시민 기본 밑거름”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최창의씨.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 최창의씨.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헌법 읽기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 정신과 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우리 사회에서 헌법이 올바르게 지켜지고 있는지 감시하겠습니다.”

헌법을 읽고 지키자는 ‘손바닥헌법책’ 읽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퍼져가고 있다. 경기도의 학부모·교직원 등 700여명의 회원으로 꾸려진 시민단체 ‘행복한미래교육포럼’의 청소년 봉사단원 80여명은 이달 초 고양시에서 ‘우리헌법읽기운동 청소년봉사대’ 출범식을 열었다. 이들은 고양시를 벗어나 서울의 공원·거리·학교에서도 헌법 읽기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손바닥헌법책은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본부가 헌법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며 읽자는 취지로 지난 3월 손바닥 크기로 만든 52쪽짜리 책자다. 석달 남짓 만에 8만부가량 보급됐다. 대한민국 헌법과 1919년 제정된 대한민국임시헌장, 유엔 세계인권선언 등이 실려 있다.

청소년과 함께 헌법 읽기 운동을 하고 있는 최창의(55·사진) 행복한미래교육포럼 대표를 지난 20일 고양시 주엽동 한양문고 카페에서 만났다.

최 대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교사 출신으로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을 세 번 지낸 교육 전문가다. 그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손바닥헌법책을 나눠주고 있다”고 했다. 그냥 나눠주지 않는다. 취지를 설명하고 상대방이 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조항을 읽어주며, 꼭 가지고 다니면서 주위 사람에게 권할 것을 당부한다.

그가 이 운동에 나선 이유는 “나라의 기본틀이고 민주주의의 그릇이라 할 수 있는 헌법을 국민이 알아야 참된 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있으며, 청소년들이 헌법을 읽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학교에서는 ‘사회’ 시간에 국민의 권리와 의무 등을 단편적으로 외우는 것 말고는 헌법 전문을 읽어볼 기회조차 없다. 학생들이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해 노동자가 된 뒤에도 노동자라는 인식이 없고 권리를 모르는 사례도 많다”고 현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의 헌법 사랑에는 20대 교사 시절부터 20여년간 인연을 맺은 이오덕(2003년 별세) 선생의 가르침이 계기가 됐다. 이오덕은 헌법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97년 한자투성이인 헌법을 모든 국민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우리말로 살려놓은 민주주의 헌법>을 펴냈다. 곧 절판됐던 이 책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헌법을 잘 지키고 어린이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주의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아져’ 재출간됐다.

1982년 전주교육대를 졸업한 뒤 경기도 안성, 고양에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한 그는 이주영(61) 어린이문화연대 대표 등과 함께 이오덕의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를 통해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을 해왔다. 12년간 경기도 교육의원으로 일하면서 <신나는 글쓰기 초등학교> <글쓰기가 좋아요> 등 어린이용 글쓰기 책을 6권이나 펴냈다.

30일 창립하는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본부는 손바닥헌법책 보급에 이어, 인천 남구청(구청장 박우섭) 등 전국 266개 기초자치단체를 상대로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를 구현하고 참여, 자치, 협치로 작동하는 ‘헌법친화도시’ 만들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 대표는 손바닥헌법책 열풍 현상에 대해 “지난 4·13 총선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의 독선적 국가 운영이 극에 이르자 국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헌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하는 마음이 표출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9~10월께 청소년들과 함께 일제강점기 조선인근로정신대의 진상을 알리는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종군위안부와 달리 일제강점기 말에 강제노역에 동원된 근로정신대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어요. 인권이 짓밟히고 무시당한 사례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진상을 밝혀 다시는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죠.”

그는 고교생도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감 선거권을 만 16살로 낮추자는 헌법소원도 청소년들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 중심 교육과 학교민주주의를 위해 학생이 교육주체로 참여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교육감의 정책 방향이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만 막상 청소년들은 자기 삶의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고 교육정책은 정부당국이나 학부모의 요구를 중심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 때 경기도교육감 경선에서 낙선한 뒤 그는 마을 주민, 청소년들과 함께 민요를 배우고 텃밭 농사를 지으며 17개 시·도 교육감과 대담을 진행해 각 시·도의 교육정책을 교육 월간지 <개똥이네 집>에 싣기도 했다.

최 대표는 최근 논란이 가열된 ‘시행령 공화국’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헌법이 국가운영의 기본 틀이고, 그 안에 인간존중과 민주주의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모두 담아 놓고도 정부나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헌법 정신과 동떨어진 시행령들을 마구 만들어 헌법을 무력화시키고 헌법 정신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헌법 읽기 운동이 국민 속으로 확산돼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고양/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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