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1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의 파업 당시 서울의 한 초등학교 모습. 텅빈 급식대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강서구의 한 중학교는 오는 23~24일 이틀간 학교 급식실이 운영되지 않을 예정이다. 급식 조리원들이 방학 중 월급이 중단되는 현실을 알리고자 파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학교는 이중 하루 단축 수업으로 아이들을 일찍 돌려보내고, 나머지 하루는 빵과 우유를 제공해 수업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2만여명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중 급식 조리원, 교육실무사(과학실험, 전산, 사서) 등 방학 중 출근하지 않는 14개 직종 1만2000여명은 방학이 되면 월급이 나오지 않는다. 방학 기간은 근무일수에서 제외돼 연중 9.5개월만 근무로 간주되고, 방학 기간 중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월급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입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23일부터 1500명 규모로 이틀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파업에 돌입한다. 서울의 국공립 유·초·중·고교의 급식실 400여곳(노조 집계)이 운영을 멈출 예정이며 도서관, 과학실 등에서 업무 차질이 예상된다. 조형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조직국장은 “근로기준법을 보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해야 하지만 학교비정규직의 반수 이상은 방학 중 월급을 받지 못한다”며 “일하고 싶어도 급식실이 문을 닫고 한 달 간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학 중 생활임금 100만원을 지급할 것, 정규직과 차별없는 8시간 근무제 실시할 것 등을 서울시교육청에 요구 중이다.
서울시교육청 예산담당 관계자는 “지난해 8.9%, 올해 7.3% 이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등 꾸준히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어려운 교육 재정 여건상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교육의 한 축을 묵묵히 담당하는 이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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