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여인 김만덕
옛날 옛적 제주에 김만덕이라는 여인이 살았습니다. 김만덕은 늘 꿈을 꾸는 사람이었어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탓에 관기가 되었지만, ‘조선 제일의 상인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지요. 우여곡절 끝에 천민 신분에서 벗어나 장사를 하게 된 뒤에는 ‘이문을 조금 남기더라도 좋은 물건을 싸게 팔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나라에 큰 기근이 들어 사람들이 굶기를 밥 먹듯 하자 ‘제주 백성들을 굶주림에서 구해내겠다’고 다짐했답니다. 김만덕의 가장 큰 꿈은 ‘남과 더불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었거든요.
사람들은 김만덕의 꿈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어요. 관아에 속한 기생이 자유를 달라고 주장하다니, 여자가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다니, 이문을 적게 남기면서도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거라 생각하다니, 양반들도 자기 곳간만 채우는 세상에 남들에게 공짜로 쌀을 퍼주려 하다니, 어디 될 법한 일인가요. 그러나 김만덕은 자기 꿈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고, 마침내 다 이루었어요. 세상 사람들의 편견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갔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모든 꿈이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그러나 나도 행복하고 다른 이들도 행복하게 만드는 좋은 꿈을 꾸면, 하늘이 돕고 땅이 돕고 사람들이 돕는대요. 그러니 오늘밤, 조선시대 제주에 살았던 멋쟁이 할머니 김만덕 이야기 들으면서 좋은 꿈, 멋진 꿈 꾸세요. 이경화 글, 백명식 그림, -깊은강/8천원.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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