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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 와 신명에 빠져봐

등록 2005-10-30 19:51수정 2005-10-31 14:39

2005동아리한마당 포스터.
2005동아리한마당 포스터.
■ 2005동아리한마당 11월1일 막올라

꿈 많고, 끼 많고, 열정 넘치는 청소년들의 큰 잔치 ‘2005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이 오는 11월1일부터 나흘동안 열린다.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 외는 것 말고도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재능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맛 볼 기회다. 서울시내 초·중·고교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저마다 뽐내며 함께 즐기는, 이 흥미진진한 축제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번 행사 중계를 위해 선발된 학생 기자단이 미리 둘러본 참가 동아리들의 풍경도 함께 싣는다.


올해 14회째 1천여 친구들 참가
소질 적성 계발·학습에도 보탬…다양한 참여마당 새롭게 선보여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2005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이하 동아리한마당)이 오는 11월1일 오후 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나흘동안 계속된다. 행사 기획과 공연은 물론 관람과 참여가 온전히 청소년들의 몫인 이 행사는 지난 1998년 가을 서울시교육청과 한겨레신문사 공동주최로 처음 시작돼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첫 행사 때 264개에 불과하던 참가 동아리 수는 현재 1천여개로 크게 늘었다. 동아리 활동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거나 공연 중 ‘예비 스타’로 점찍혀 대중문화계 곳곳에서 활동 중인 학생들도 많아, 동아리 한마당은 단순한 ‘장기 자랑’무대를 넘어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적극적인 진로 탐색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현장학습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행사의 특징은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고, 학습에도 도움이 되는 다양한 참여마당이 개설됐다는 점이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등을 친숙하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외국어 마당’과 생활 속 수학, 과학의 원리를 실험과 만들기 등을 통해 터득하는 ‘과학마당’ ‘수학마당’에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동로봇 운전면허 따기, 도자기 만들기, 디지털 사진 제작, 전통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직업탐색 체험마당’도 마련된다.

각 동아리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겨루는 ‘경연부문’은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올해 경연부문은 무용단과 합창단, 그룹사운드, 리듬체조 동아리 등이 꾸미는 ‘공연마당’과 회화, 디자인, 만화, 과학조립물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마당’, 풍물과 마당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놀이마당’ 등 총 11개 마당으로 구성된다. 화려하고 신비로운 마법의 세계로 안내할 ‘마술마당’과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요리마당’은 학생들의 최근 관심사를 반영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마당이다.


행사는 과천 서울랜드를 비롯해 서울특별시교육연수원, 서울YMCA 등지에서 열린다. 직접 출연하는 학생만 1천2백명에 이르는 이번 행사의 참가 예상 인원은 8만여명. 사람 많고 장소도 제각각인만큼 알뜰하게 즐기려면 사전 계획이 필수다. 행사 담당자인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박경전 장학사는 “보고싶은 공연과 체험마당 등을 미리 정해두고, 시간대별로 동선을 고려해 계획을 세운 뒤 관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막바지 땀방울 학생기자들이 담았어요

■ 둔촌고 ‘V.C.’ - “소심한 성격도 마술같이 변했어요”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서울 강동구 둔촌고등학교 마술동아리 ‘V.C.(Veneficus Congressus:라틴어로 마술집회라는 뜻)’는 생긴지 3년 밖에 안 됐지만 학내 어떤 동아리보다도 인기가 높다. 1학년 11명, 2학년 12명, 3학년 2명 등 총 25명의 V.C. 구성원들은 요즘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V.C 구성원들이 꼽은 마술의 매력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아무리 낯설고 어색한 자리라도 단번에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이들에게 마술은 “사람과 사람을 통하게 만드는 매개체”라고 한다. 2학년 이홍규(17) 군은 “마술을 하면 성격도 바뀐다”고 귀띔했다. 마술을 선보여 다른 이들을 즐겁게 해주다 보면 소극적인 사람도 활발한 성품을 갖게 되고, 땀흘려 연습한 뒤 박수를 받으면 ‘나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자신감도 생긴다는 것이다. 마술의 세계에 빠져들면 사물을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이 군은 “평소 그냥 지나쳐버리던 사소한 물건이라도 어떻게 하면 마술로 바꿀 수 있을지 항상 연구하게 된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서 V.C가 선보일 작품은 ‘이야기가 있는 마술’이다. 개인별 장기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무대와 음악,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무대를 꾸미고 음악을 편집하는 일도 동아리 구성원들이 직접 해냈다. V.C.의 특징은 전문 강사진에게 배우지 않고 선배가 후배를 가르친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구성원들 중에는 미국 마술협회 회원도 있고, 일본 마술협회 인증서를 갖고 있는 실력자도 있다. 마술을 자신의 진로로 삼고 싶다는 이 군은 “특별한 사람만 마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술을 하면 특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공연은 오는 11월 3일 서울랜드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서련희/세종고 2학년, 사진 박재은/성덕여중 3학년

■ 송곡여중 ‘볼리우드’ - “반대하시던 엄마도 인도춤에 흠뻑”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밝게 인사하는 25명의 화려한 의상이 눈길을 끈다. 스리랑카의 국화이자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의 흰색과, 인도의 불을 상징하는 붉은색 의상을 입고 한창 연습 중인 이들은 송곡여중 인도춤 공연단 ‘볼리우드(BOLLY WOOD)’다. 3학년 정지현(18) 양은 “인도 춤은 손 동작에 따라 의미가 결정되는데, 같은 동작이라도 손가락을 붙이는지 떼는지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다르다” 며 평화, 꽃, 시바 신을 나타내는 독특한 춤동작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연습을 거듭해 왔다는 볼리우드 학생들은 힘든 연습에도 불구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웃고 있었다. ‘연습이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한 2학년 학생이 “그래도 웃는 얼굴로 추는 춤이 더 예뻐 보이지 않나요?”하고 장난스럽게 반문했다. 긴 시간 계속되는 연습에 혹시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는지 묻자 “처음에는 반대하셨던 어머니도 공연을 보시더니 제 춤에 반하셨는 걸요!”라는 대답이 이어졌다. 정지현 양은 “인도 춤을 배우면서 인도라는 나라와 그 문화에 대해 많이 배웠다”면서 “연습이 많아 친구들과 자주 놀러가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다른 나라 문화를 춤을 통해 배운다는 즐거움이 크다”고 말했다. 송곡여중 학생들은 지난해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에서 이집트 춤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세계 여러나라 춤을 통해 국제이해 교육을 하고자 하는 이 학교 안재경 교사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올해 공연 제목은 ‘쓰나미’예요. 올해 인도에서 지진해일로 많은 희생자가 생겼는데 벌써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게 생각해요. 저희 공연을 통해 많은 이들이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세계를 향한 사랑을 춤으로 표현하고 있는 볼리우드 학생들의 포부는 “한국의 동아리를 대표해 세계 무대에도 서고 싶다”는 것. 학생들은 너무 큰 희망이라며 쑥쓰럽게 웃었지만, 그들의 몸짓에서부터 배어나오는 자신감과 자부심은 ‘우린 꼭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글 김민경/방산고 2학년, 사진 김민정/고척고 2학년

■ 염광여자정보고 ‘크로스’ - “섬세한 응원 힘찬 에너지 이맛이야!”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공사가 한창인 학교 연습실 한켠에서 가쁜 숨을 쉬어가며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개막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염광여자정보고등학교 응원단 ‘크로스’를 만났다. 연습실에 들어가는 순간 느껴지는 에너지와 크로스 구성원들의 얼굴에서 묻어나오는 열정, 진지함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응원단장 위안나(19) 양이 연습 도중 잠깐 짬을 내 주었다.

- 크로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황경신 선생님의 지도아래 올해로 18년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응원단입니다.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번 공연에 함께하는 사람은 11명입니다 .

- 크로스 응원단은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 타학교 축제 때 초청 공연을 가거나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같은 행사에 참여합니다. 또 2주일에 한번씩 노원역사 안에서 펼쳐지는 문화한마당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1년에 한번씩 해외공연을 가는데, 올해는 중국에 다녀왔어요.

- 크로스 응원단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기존 응원단은 남성 중심으로 구성돼 힘과 기술을 강조하지만, 크로스는 여고생 응원단인만큼, 섬세하고 예쁜 동작을 주로 합니다. 그리고 그 동작에 어울리는 대중적인 음악을 선택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 응원 동작은 어떻게 구상하나요?

= 외국 응원단들의 비디오를 따라하지 않고 황경신 선생님과 저희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저희가 만든 거라 더 정감이 가는 것 같아요. 기획력이 없다면 창의적인 응원은 불가능하죠. 따라하는 응원은 살아있는 응원이 아니에요.

- 이번 개막공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 평소 연습했던 동작을 바탕으로 좀더 화려하고, 멋진 무대를 선사할께요. 기대해 주세요.

글 김평우/광영여고 2학년, 사진 민홍진/강서공업고 2학년

■ 창동고 ‘해오름’ - ‘덧칠’ 넘어 내면으로 “레디~고”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너와 나, 우리의 축제로 어서와 신명에 빠져봐-2005 동아리한마당

블라인드가 드리워진 창, 영상이 흐르는 컴퓨터, 마주 보고 있는 조명 기기 두 대, 진열장에 놓인 각종 트로피와 상장들, 그리고 한창 편집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해로 4기를 맞은 서울 노원구 창동고등학교 영화제작 동아리 ‘해오름’에서는 영화에 대한 애착과 열정을 가진 많은 학생들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작품 기획과 촬영, 연출은 물론 연기와 편집에 이르기까지 동아리 구성원들의 손을 거치지 않는 작업은 없다.

해오름은 이번에 열리는 ‘2005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에 사회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다룬 작품인 <덧칠>을 출품했다. 13분 44초 짜리 단편영화인 <덧칠>에 대해 제작에 참여한 학생들은 “밖으로 보이는 겉모습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겉모습을 따를 수밖에 없는 우리네 현실을 다룬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에는 학생 다섯 명과 교사 한 명이 주인공을 맡았고, 근처 피시방 주인 아저씨도 단역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해오름은 짧은 활동기간에 비해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촬영에 쓰이는 마이크며 조명 기기들은 동아리를 거쳐간 선배들이 영화제에 출품해 받은 상금으로 구입한 것들이다. 물론 영화제에 출품하는 목적이 상을 받기 위해서는 아니다. “우리 출품작과 타작품을 비교해 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만들고, 적극적으로 출품하는 것이란다.

현재 해오름은 드라마 형식 위주의 기존 영화를 탈피해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제작 계획을 갖고 있다. “그동안 많은 청소년 영상 동아리들이 다뤘던 청소년 문제에서 벗어나 좀 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카메라에 진솔하게 담고 싶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바람이다. 내년 이맘때 쯤에는 해오름의 신선하고 독특한 다큐멘터리를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을 통해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글 김소연/명덕여고 2학년, 사진 정지현/동마중 3학년

2005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행사 안내
2005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행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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