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총장, 개교 30년 혁신안 발표
2018학년도부터 단일계열로 학생 뽑고
신규 채용 교수 50명 ‘산학일체형’으로
2018학년도부터 단일계열로 학생 뽑고
신규 채용 교수 50명 ‘산학일체형’으로
포항공과대학교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수능시험을 보는 2018학년도 입시부터 학과 구분 없이 단일계열로 학생을 뽑는 ‘무학과 입시'를 시행하기로 했다.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은 31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교 30년을 맞아 기존 제도의 관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학교육을 모색하기로 했다. 학문간 구분이 사라지고 융합인재가 필요한 시점에, 20세기의 전공별 교육을 탈피해야 한다”며 “학부 입시의 학과 구분을 없애서 학생들을 폭넓은 인재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포항공대는 현재 한 학년 300명 규모의 학생을 전원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면서 일부 정원을 단일계열로 뽑고 있는데, 이를 전체 신입생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입학 뒤 1년간 전공탐색을 위해 다양한 과목을 이수한 뒤, 2학년에 올라가는 시기에 전원 자신의 희망에 따라 10개의 학과 중 원하는 과를 선택하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있는 카이스트 외에 교육부 산하 대학으로서는 종합대학을 제외하고 첫 시도다.
학과 구분 없이 학생을 선발하게 되면 학생들이 입학 전 선택한 전공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 성취도가 저하되는 문제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학교는 보고 있다. 전상민 입학학생처장은 “학생 선호도에 따라 지망자가 적은 학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논의과정에서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융합 인재가 필요하다는 대의에 따라 결단을 내렸다”며 “일부 과에 지망자가 몰리지 않도록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이끌어내는 전공탐색 과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공대는 또 대학과 기업이 함께 뽑는 ‘산학일체교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4년간 현재 전임교원 272명의 50%가 넘는 15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인데, 이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0명은 기업체와 함께 선발할 방침이다. 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인력을 교수로 채용하고 인건비는 기업과 대학이 공동 부담하는 방식이다. 포항공대는 이를 위해 엘지디스플레이와 산학일체교수 선발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교수 승진에 필요한 최소 근무연한도 없애기로 했다. 우수한 젊은 교수가 일찍 정년을 보장 받아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현재는 조교수에서 부교수까지 4년, 부교수에서 교수 승진까지 5년을 근무해야 한다. 김 총장은 “대학 변화의 동력은 교원이다. 교원 선발에서부터 달라져야 대학이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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