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사업으로 산업연계 융합형 인재 양성!’
수시철, 여러 대학이 그 학교만의 올해 입시 특징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놓습니다. 올해 수시에서는 이렇게 ‘프라임 사업’을 문패로 내건 학교들이 보입니다. 고교 교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학교 및 학과들은 별도 책자까지 만들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고 합니다. 고3 선배들 옆에서 다음 입시를 준비하는 고2 학생들은 프라임 사업 관련 학과를 노려보는 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궁금하다고 묻습니다.
올해 초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였던 프라임 사업의 공식 명칭은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이 각광을 받지만 대학이 키워내는 이공계 인력은 아직 모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인문사회, 예체능, 자연과학 계열 학과는 정원을 줄이거나 없애고,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 미래 에너지, 빅데이터 등 이공계열 학과는 신설하거나 정원을 늘리자는 취지로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선정된 학교에는 3년간 총 6천억원이 지원됩니다.
지난 5월3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한해 150억원씩 3년 동안 450억원을 지원받는 ‘대형’ 유형에는 건국대, 숙명여대 등 9곳이 선정됐습니다. 한해 50억원씩 3년 동안 150억원을 지원받게 되는 ‘소형’ 유형은 5개 권역별로 나눠 선정했는데 성신여대, 이화여대, 경북대, 군산대 등 12곳이 뽑혔습니다.
학생들은 이 학교들의 ‘교차지원 허용’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학과들은 많은 부분 문과생한테 입학할 기회를 열어줬습니다. 이화여대는 프라임 사업 관련 신설학과 수시전형에서 문·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했고요. 한양대(에리카)는 공학계열 학과에 인문계열 학생을 별도로 선발하기로 했습니다.
문과생 중에는 취업을 위해서 꼭 이 학과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리한 여건 속에서 어렵사리 입학한 후에도 난관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취업난 탓에 이공계열에 지원했던 학생 중 상당수가 적성이 안 맞아 ‘반수’를 선택합니다. 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산업 수요에 맞춰 새롭게 이름을 붙여 만든 학과들은 5년 이상 지속 가능성을 점쳐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보통 이런 학과들은 2학년 때부터 수학·자연과학에 기초한 수업을 합니다. 교차지원 문을 뚫고 입학했지만 수학·자연과학에 흥미와 적성이 없다면 공부를 따라가기 어려울 겁니다. 취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산업 수요 따라 내 진로·진학 선택을 하는 건 여러모로 모험입니다.
김청연 <함께하는 교육>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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