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100~200명 규모 서울 초등학교
8곳 우선 선정해 예산 등 집중 지원
한옥학교·숲속학교·예술학교 등으로 특화
8곳 우선 선정해 예산 등 집중 지원
한옥학교·숲속학교·예술학교 등으로 특화
학령인구가 줄어 학생수가 100명대에 머무는 초등학교들은 이제 사라져야 할까. 작은 학교들을 통폐합하자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서울은 작은 학교들을 특화시켜 개성있는 학교로 계속 살리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2일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발표하고, 모범적인 작은 학교의 모델을 개발해 학교 통폐합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특히 도심권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 작은 규모의 학교가 증가한다”라며 “하지만 작은 학교만의 특색있는 변화를 모색한 뒤, 최후의 수단으로 학교 통폐합이 추진되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지역에 학생수 20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14곳으로 이중 7곳이 교육부의 통폐합 대상이다.
시교육청이 발표한 ‘작은 학교 활성화를 위한 세부 추진계획안’을 보면, 지난 5월 ‘가고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티에프’(TF)를 구성해 소규모학교별 운영계획서, 맞춤형 지원방안, 활성화 과제 등을 마련했다. 작은 학교만의 장점인 섬세한 돌봄을 실천해 학생은 수업 참여도를 높이고 교사에게는 수업혁신의 기회를 갖게 하자는 것이다.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하도록 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학교가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는 방향도 제시했다.
시교육청은 학생수 100~200명대인 초등학교를 우선해 8곳을 정한 뒤 이들을 집중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 은평구 북한산초(학생수 143명), 서울 종로구 교동초(118명), 서울 용산구 용암초(188명), 서울 종로구 재동초(211명), 서울 용산구 한강초(180명), 서울 개화초(165명), 서울 본동초(148명), 서울 양남초(181명) 등으로 위치, 중장기 학생배치 계획, 역사적 상징성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이 학교들은 2019년까지 3년간 ‘작은 학교 살리기’ 계획 하에 학교당 500만원의 전문상담사 인력지원, 서울 전역 통학이 가능하도록 스쿨버스 지원, (일부 학교) 희망자에게 온종일 돌봄서비스 지원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학교들은 내년에 한 학교당 1억1000만원 가량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예를 들어, 도심 공동화의 상징인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는 122년 역사와 전통을 살려 인근 북촌 한옥마을이란 유적지와 연계한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학내에 역사박물관을 지어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한옥형 건물 디자인으로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국악오케스트라를 운영하거나 한복입는날 등을 만들어 작지만 특색있는 학교로 키울 예정이다. 북한산초등학교는 인근 숲을 활용한 야영시설 지원한 숲속 학교로, 용암초등학교는 용산구의 다문화 환경을 활용한 국제문화예술학교로 특화시킬 예정이다.
이 정책은 오는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시행되며, 시교육청은 2018학년도 중간평가를 거쳐 2019학년도부터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도갑 서울 북한산초등학교 교장은 “‘인구구조의 변화로 미래 사회에는 대부분 소규모 학교가 될 것이다. 이번 정책은 ‘죽어가는 학교 살리기’ 차원이 아니라 ‘미래 학교 만들기’다. 교육은 행정 효율적인 측면보다 50년 뒤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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