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책가방을 운동장에 던져놓고, 잔디 위에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요.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일어나 같이 뛰어 놀아요. 농구나 축구, 야구도 해요.”
서울 서초초등학교는 6년 전부터 ‘아침달리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아침 9시에 시작하지만 친구들과 뛰놀고 싶은 마음에 일찍 학교에 온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운동장에 나와 달리기를 한다. ‘아침 자율학습’이라며 교실에서 책을 보게 하는 다른 학교들과는 다른 풍경이다. 교사들이 학년별로 당번을 서가며 아이들의 체육활동을 지도한다. 댄스수업 등 일부 방과후프로그램은 아침시간에 개설했다. 인조잔디가 깔린 쾌적한 운동장 환경도 한 몫했다.
서울시교육청 초·중·고 비만통계를 보면, 경도·중증도·고도 비만을 포함한 전체 비만율은 지난해 초등학생 14.7%, 중학생 15.4%, 고등학교 18.2%다. 2012년에는 초·중·고 각각 13.8%, 14.4%, 14.8%던 수치가 3년간 계속 높아진 것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만율도 함께 높아졌다. 고경자 서초초 교장은 “처음엔 아이들의 건강한 기초체력을 만들어주자며 아침달리기를 시작했지만, 친구들과 뛰노는 모습을 보면 정서발달이나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며 “매일 아침 교문에 서서 아이들을 맞는데, 아이들 표정이 밝고 학교폭력도 없다. 비만율도 우리학교는 6%다”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일 이기형 고려대학교병원장과 이 학교에 방문해 ‘아침달리기 클럽활동’에 참여하고, ‘아침 체육활동이 어린이 신체·정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학부모 및 학생 20여명과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이기형 병원장은 “소아청소년 비만은 적당히 땀이 날 정도로 하루에 1시간,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비만아동 집중관리 메뉴얼 및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학교에 제공하는 한편 매년 ‘튼튼이 캠프’를 열고 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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