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교육불평등 극복을 위한 교육감의 역할' 토론회. (왼쪽부터)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 서울시교육청 제공.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고교 재학 때 입학부터 출결관리까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감사 중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우리 사회가 교육불평등에 대해 성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16 서울국제교육포럼'의 한 토론회 ‘교육불평등 극복을 위한 교육감의 역할'에 토론자로 참석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교육불평등을 주제로 국제 포럼을 개최한 이유는 사회 구조적으로 불평등이 (교육에) 전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교육 현장이 이를 상쇄하기 위한 노력을 찾기 위해서다”며 “최근 정유라씨 사건도 우리가 성찰적으로 봐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부모가 갖고 있는 사회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교육을 통해 자녀에게 전승하려고 하는 것, 이를 위해 자신의 경제력과 지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거나 (그 과정을) 서슴지않고 보여주는 것은 자녀를 위한 적극적 애정일 수도 있지만 이기적 행태다”며 “우리들 마음 속에 이런 부분이 몇 프로씩 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육감은 “학부모님들은 (자녀를) ‘내 아이'라는 생각보다 ‘우리 아이'라는 공동체적 마인드를 갖고 (이 사건을) 성찰적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토론회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 총 네 명의 교육감이 패널로 참가해 ‘교육불평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는 4명의 교육감들이 어린 시절 학교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교육불평등에 대해 털어놓는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제가 중학교 시절 반에서 부유한 집 아이들만 솎아 내어 담임선생님이 특별관리를 했다”며 가난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회상했다. 이 교육감은 “누구는 선생님들로부터 별도의 뭔가를 받는다라는 느낌이 교실을 지배했다. 교실 안이 부모의 힘에 의해 현저히 영향을 받는 상황을 보며, 오늘날에도 부모의 영향력에 의한 교육불평등이 여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교육불평등'을 이 토론의 주제로 정한 이유를 밝히며 “정유라 학생의 이화여대 입학 과정, 고교 생활에 대한 특혜 의혹, 이런 것들을 보면서 (교육불평등이) 사회가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심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교육자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를 무거운 과제로 느낀다”고 말했다.
28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 포럼은 존 로저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 다케이코 가리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프랑수아 베이 전 프랑스 파리 교육감이 방문해 국제적 교육불평등 사례에 대해 강연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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