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청담고 등 중간감사결과 발표
교사들 촌지수수, 특혜준 사실 확인
공결 때 해외출국 등 승마협회 공문 허위
고3 때 17일 출석…체육 수행평가는 만점
교사들 촌지수수, 특혜준 사실 확인
공결 때 해외출국 등 승마협회 공문 허위
고3 때 17일 출석…체육 수행평가는 만점
정유라씨에게 출결 및 성적에 있어 각종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받아온 서울 청담고가 실제 승마협회의 허위 공문을 승인하고, 최순실씨가 제공한 촌지를 받은 사실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준 의혹이 제기된 서울 청담고, 서울 선화예중, 서울 경복초등학교의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감사를 통해 정유라씨의 출신 중·고교가 정씨의 출결 관리,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기재, 대회 승인 등에서 지극히 비정상적으로 학사관리를 해온 것을 사실로 확인했다”며 “전대미문의 심각한 ‘교육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정씨에 대한 졸업 취소까지 가능한지도 관련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자체 감사만으로 밝힐 수 없는 외압과 로비 규명을 위해 최씨 등 특혜 제공자, 금품 수수자에 대해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씨 고3 때 실제 출석 17일, 고2 공결 때도 해외 출국…청담고 출결관리 ‘엉터리’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시교육청 감사 결과, 2014학년도 총 수업일수 193일 중 정씨는 결석 154일, 전환기프로그램(수능 이후 학기말 시기) 참여 22일을 제외하고 고3 기간 실제 학교에 나온 날은 총 17일로 확인됐다. 결석일 중에는 학교장 승인 없이 훈련·대회에 무단으로 참가한 날 10일, 학교장이 승인한 대회에 참가했지만 출석으로 인정하는 대신 제출하도록한 보충 학습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은 일수 141일, 질병결석 3일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의 실제 훈련참여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공결로 승인한 학교장의 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공결처리를 취소할 것이며, 그 결과 졸업에 필요한 수업일수가 충족되지 않으면 정씨에 대한 ‘졸업취소’를 법리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유라씨의 법무부 출입국 기간을 조회한 결과 정씨는 고2 5월에 국내 대회에 참가한다는 공문을 근거로 출석인정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해외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에 대한 생기부는 신뢰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져있다”며 “감사과정에서 정씨의 공결처리 근거가 된 대한승마협회 등의 공문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씨의 1학년 담임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 “교장과 체육부장으로부터 ‘(정씨를) 오후에 훈련받도록 조퇴를 허락하고, 대회 출전 공문이 오면 인정해줘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정씨의 모교인 선화예중도 정씨가 학교장 승인 없이 무단으로 승마대회 출전하거나 해외 기거 중에도 출석처리한 일수가 10일에 이르렀다.
출석 부실에도 교과우수상…교육청 ‘취소할 것’
정씨가 고3 2학기 실제 출석일이 6일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학생 앞에서 평가결과를 공개하도록 규정된 체육과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는 등, 담당 교사가 체육 교과 성적이 ‘학업성적 관리규정’을 위반해 처리된 사실도 확인됐다. 정씨는 상위 4%만 받는 체육 교과우수상을 2학년 2학기, 3학년2학기에 수상했다.
또한, 정씨는 학생의 대회참여를 연 4회로 제한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학교 체육 업무 메뉴얼’ 규정을 어기고 학교장 승인없이 5개 대회(1학년 1회, 2학년 4회)를 무단으로 출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가 규정을 위반한 채 참가한 대회의 입상실적을 근거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면 이 과정을 면밀히 추가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씨 고1 때 체육부장, 최씨로부터 30만원 돈봉투 수수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말 1차 발표한 최순실씨의 촌지 제공 시도 3건 중 한 건은 실제 금품수수로까지 이어진 사실도 드러났다. 2012년 4월 초 경기 과천의 승마 경기장에서 교사 3명이 체육행사 사전답사를 하던 중 당시 체육부장이 최순실씨로부터 5만원권 6장을 받은 것이 동료 교사와 당사자 진술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이 교사를 검찰에도 고발할 계 획이다. 최순실씨는 금품제공 외에도 1년에 3~4회 꼴로 과일 및 다과를 체육부 교무실과 정씨의 학급에 제공한 것이 추가로 밝혀졌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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