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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책상 앞 종일 공부? 10분 척추 운동으로 집중력 쑥쑥

등록 2017-01-10 09:08수정 2020-02-29 13:52

[함께하는 교육] 청소년 척추건강 살펴보기

2015 척추측만 진료 10대 40% 넘어
부모들 ‘공부 자세 안 좋다’ 타박하지만
쉬는 시간 주면서 스트레칭 해줘야

예민한 사춘기 ‘휜 허리’로 스트레스
집중력 떨어져 학습에도 악영향
‘공부50분-체조10분’ 규칙 실천해봐
2015년 기준 척추측만증 진료인원은 1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의사가 척추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2015년 기준 척추측만증 진료인원은 1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의사가 척추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 서울에 사는 예비 중학생 수연이는 겨울방학인 요즘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포근한 이불의 유혹을 힘겹게 물리치고 일어나면 오전 9 시. 책상에 앉아 하루 공부계획표를 점검한다. 오늘은 영문법 노트와 수학 · 과학 주요 공식을 정리해야 하고, ‘ 예비중 필독서 ’ 도 틈틈이 읽어야 한다. 학원으로 이동해 2시간 단위로 과목별 강의를 듣는다. 선행학습반 수업을 들으면 중학교 1 학년 중간고사에 대한 압박이 벌써 밀려온다. 저녁 7 시까지 책상에 앉아 학원 수업을 마친 수연이가 밥을 먹고 이동하는 곳은 요즘 유행하는 카페 느낌의 ‘ 프리미엄 독서실 ’. 그곳에서 밤 11 시까지 앉아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학원 차량까지 이동하는 등 잠깐 걷는 시간을 빼면 하루 10 시간은 족히 앉아서 생활한다.

학기 중 공부하고, 방학에는 놀아야 한다는 건 옛날얘기다. 대부분의 청소년이 수연이처럼 방학 기간 중 과도한 학습에 노출된다.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수업을 듣거나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탓에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학생들이 느는 것도 이 시기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2015년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 진료 인원 11만3000명 가운데 44.4%가 10대 청소년으로, 특히 성장기인 13~16에 진료 인원이 몰려 있다고 밝혔다.

대개 부모들은 성장기 청소년의 키에만 관심을 두고 성장판 검사 등을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시기 허리 건강을 챙겨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혹시 척추측만증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신경 쓸 필요도 있다.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정상적인 모양을 보이지 않고 옆으로 휘는 상태를 말한다. 바른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 일직선이며, 측면에서 봤을 때 가슴 부분이 뒤로 나오고 목과 허리가 앞으로 들어가는 이중 에스(S)자 형태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척추측만증센터 서승우 교수는 “한창 키가 크는 12살 무렵 척추가 갑자기 휘는 경우도 있다”며 “사춘기를 지나는 시기인 만큼 아이가 부모와 목욕탕에도 안 가려 하고, 평소에는 학원에서 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그냥 자세가 나쁘려니’ 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꽤 많다”고 전했다. “자각증상이 없고 굽은 각도가 크지 않을 경우 신체 기능상 문제점도 잘 느끼지 못합니다. 학생 본인도 생활에 지장이 없고, 학부모 역시 관심 없이 지나쳐 6개월 사이에 척추가 30~40도 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 증상은 청소년기 이후 골성장이 끝날 때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발병할수록 만곡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조급한 마음에 의학적으로 공인받지 않은 시설·기관에 찾아가거나, 전문가의 진단 없이 인터넷 운동 영상 등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도 위험하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상체 전방 굴곡 검사법’을 이용해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양발을 가지런히 모은 뒤 무릎을 펴고 허리를 전방으로 구부리는 자세를 취했을 때, 가족들이 등·허리 부위에 돌출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주면 된다.

척추측만증은 사무실 컴퓨터 앞에서 일상을 보내는 직장인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심평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환자 10명 중 4명이 청소년이다. 청소년기에 ‘휜 허리’ 진단을 받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몸도 더 움츠러들 수 있다. 자신감 없어 보이는 구부정한 허리, 높낮이가 다른 어깨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학습 효율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서승우 교수는 “한창 예민할 사춘기에 허리가 휘었다는 진단을 받으면 앉은 자세에 자꾸 신경을 쓰게 돼 공부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허리가 무너진 자세로 앉으면 휘어진 쪽에 힘을 주게 되니 집중력도 낮아진다”고 했다.

척추측만증의 발생 원인은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척추센터 송광섭 교수는 “키가 부쩍 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시기에 척추측만 증상이 나빠질 수 있다”며 “굽은 허리의 각도가 10~20도로 크지 않을 때 미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성장판이 손상된 경우, 다리 길이 차이로 인해 허리가 휠 수도 있으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라”고 전했다.

청소년들의 절대적인 운동량 부족은 허리를 비롯한 건강상태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박은지 운동처방사는 “사람의 골량·근육량을 저축하듯 늘리는 시기가 바로 10대”라며 “외국의 경우 주 5일 1시간 이상의 유산소 운동,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 등 청소년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국가 차원에서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소년기에 앉아만 있으면 골반 앞쪽 근육은 짧아진 상태에서 엉덩이 근육을 계속 쓰지 못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허벅지 뒤쪽의 유연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무릎과 허리 통증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거죠. 두 팔과 두 무릎으로 바닥을 짚고 엎드린 상태에서 팔과 다리를 교차로 뻗는 버드독,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일어서는 스? 등 척추기립근·코어근육 강화운동을 꾸준히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자녀가 목과 허리 등에 아픔을 호소하면 부모들은 대개 학습 자세를 지적하거나 척추에 좋다는 기능성 의자를 구입해 공부방에 놓아준다. 하지만 앉아서 지내는 시간 자체를 줄이고, 잠깐이라도 스트레칭 등을 통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승우 교수는 “학부모들이 아이가 10분 운동하는 시간도 아깝다며 다그치거나 ‘잠깐 스트레칭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50분-10분’ 규칙을 정해 50분 학습 뒤에는 반드시 10분 맨손체조 등을 하며 허리, 어깨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자에 앉을 때 허리를 등받이에 붙이고 앉는 게 좋습니다. 거북목, 구부정한 자세는 평생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죠. 특히 척추측만증은 10대 성장기에 발생 빈도가 높고, 조기 발견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많으니 평소 학부모가 아이의 자세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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