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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옥’ 수험생활 다시? ‘묻지마 선택’ 했다간 후회

등록 2017-01-17 09:00수정 2020-02-29 13:52

[함께하는 교육] 재수·반수 선택 전 고려할 것들

2017학년도 입시 마무리 시점
진학·재수·반수 등 여러 갈림길

수험생활 또 할 때 고민할 것 많아
이유·목표 구체적이어야 성공
독학·종합반·기숙 등 방법 다양해
대학 4년 등록금 맞먹는 비용도 부담
6월 모평 뒤 결정해도 늦지 않아
2015년 1월12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강당에서 열린 ‘재수생을 위한 2016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재수생 입시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015년 1월12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강당에서 열린 ‘재수생을 위한 2016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재수생 입시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2017학년도 대학입시 대장정이 2월 중순 추가합격자 발표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추가합격자 명단이 나오면 대학에 갈 학생, 재수생 또는 대학에 등록해놓고 반수할 학생 등이 결정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개년 수능 지원자 5명 가운데 1명이 고교 졸업생, 즉 재수생과 반수생이다. 재수 및 반수생 비율은 2015학년도 20.5%에서 2016학년도 21.5%, 2017학년도에는 22.3%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고교 때 내신 관리부터 비교과 준비 등 수시 대비, 수능 공부 등을 열심히 해온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입시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재수나 반수를 고민하기 쉽다. 하지만 우스갯소리로 ‘헬’(Hell)이라 불리는 고3 생활을 한 번 더 겪는 게 결코 쉬운 건 아니다. 재수·반수를 선택할 때도 고려할 것들이 있다.

모든 일에는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경인교대 2학년 김정석씨는 첫 수능 성적에 아쉬움을 느끼고 목표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결심했다. 휴대폰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부터 차단하고 ‘현역’으로 입학한 친구들의 대학생활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꼭 입학하겠다는 단단한 목표가 김씨의 재수생활을 이끌었다. 지난해 두번째 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김씨는 이화여대 교육학과와 경인교대에 동시 합격했고, 초등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교대를 선택했다. 김씨는 “두 번의 수험생활이 끝난 뒤 당당한 내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재수 끝나고 ‘현역으로 갈걸’ 하면서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재수 성공 사례’도 있지만 실패 사례도 많다. 서울의 한 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박아무개씨는 “첫 수능을 봤을 때 경기권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재수를 결심했다”며 “결과가 좋지 않아 3수까지 했지만 성적이 전혀 안 올랐다”고 전했다. 박씨는 “아쉽다는 마음에 시작했고, 종합반 수강하면 ‘어떻게든 대학에 가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가졌다”며 “대입 목표를 막연하게 설정해 2년을 허비했다”고 했다.

정해랑 노량진비타에듀학원 대표강사는 “무작정 상위권 학교에 가겠다고 재수를 시작하면 성공 확률은 떨어진다”며 “재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한의사, 엔지니어, 교사 등 구체적인 학과와 직업을 정한 뒤 공부한 학생들”이라고 했다.

정 강사의 말처럼 재수를 시작할 때, 뜬구름 잡듯 ‘대학 간판’이나 인기학과 진학에만 매달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목표보다는 ‘영어 20점 상승’, ‘수학 1등급 도전’ 등 실제 수험생활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수치를 먼저 정해야 한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평가실장은 “영역별 맞춰야 할 문항 수를 분석하고 재수를 시작하라”며 “본인이 얼마만큼 분발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중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 점수에 접근할 수 있다. 자기 점수를 먼저 인정한 뒤 ‘○○대 ○○학과 입학’이나 ‘인(in) 서울’ 하겠다는 등 큰 틀에서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재수종합반, 독학재수, 기숙학원, 단과 및 인터넷 강의 등 재수 방법도 다양하다. 김정석씨는 재수 결심 뒤 전남 보성에서 서울로 ‘유학’ 했다. 이과에서 문과로 전환하며 재수종합반을 선택했다. 강의 등록 뒤 매일 새벽 6시 기상, 아침 7시면 학원 책상 앞에 앉았다.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영역별 강의 및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자정이 다 됐다. 규칙적인 공부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1년 동안 본가에는 딱 한 번 내려갔다. 사탐 과목에 집중하기 위해 ‘인강’(인터넷 강의)도 활용했다.

이치우 실장은 “고3 재학생과 졸업생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며 “평소 생활습관이나 성적에 따라 재수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위권의 경우 ‘내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죠. 원하는 바가 뚜렷하기 때문에 독학재수가 가능합니다. 중상위권은 한정된 시간을 과목별로 고루 배분해야 하므로 재수종합반이나 기숙학원 등 규칙에 의해 공부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고요. 물론 1년 동안 한 가지 방법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틈틈이 단과나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공부 호흡’을 조절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재수 시작 전 고려해야 할 사항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인간관계’다. 주변 친구들이 대학생활 즐기는 모습을 1년 동안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비슷한 성적대 학생들이 모이는 재수종합반의 경우 고3 생활을 한 번 더 반복하는 것이기에,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친구 관계도 중요하지만 재수를 결심했다면 ‘목표’에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는 성격이라면 자칫 재수 1년 동안 엉뚱한 길을 걷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에 재학 중인 유경은씨는 “한 반에 40명, 전체 20반이 넘는 재수종합반에서 공부하다 보면 수시 시즌부터 싱숭생숭해지는 분위기가 생긴다”며 “자기중심 없이 친구들의 말에 휘둘리는 경우 수능 전날까지 조급해하며 ‘멘탈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재수에 드는 비용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노량진과 강남 등 수험생이 몰리는 학원가 재수종합반 평균 수업료는 월 80만~100만원에 이른다. 교재비와 식비, 지역에서 서울로 올라와 이런 학원에 다니는 경우 생활비와 월세까지 더해지면 연 3000만원에 해당하는 비용이 든다. 기숙형 재수학원 역시 월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학부모들은 “1년 재수 비용이 대학 4년 등록금과 맞먹는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한다.

상지대 한의과대에 재학 중인 김아무개씨는 “재수학원 등록 시 장학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며 “학교 담임 추천서가 있으면 할인을 해주거나, 모의고사 및 수능 점수 기반으로 수강료 혜택을 주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고3 시절 공부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김씨는 “재수 당시 공부할수록 오르는 성적과 학원에서의 다양한 장학금 제도가 학습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2, 3월에 반드시 재수를 선택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 실장은 “3~5월까지는 영역별 개념을 확실히 다지고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본 뒤 7월 재수종합반에 등록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후 10월부터 독학이나 단과 수강 등을 통해 부족한 영역을 보충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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