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
7차교육과정에서는 단위 학교의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의 필요성과 자율권의 존중 그리고 인성교육 강화를 위하여 창의적 재량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중학교에서는 독서 교육, 성교육, 인성 교육, 환경 교육, 내고장 문화 탐방 교육 등 연간 총 32시간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학교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돼 있다. 또한 창의적 재량활동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교육청에서는 학습 지침이나 지도안을 제작해 일선 학교에 보급해 왔다. 더불어 학교에서도 여러모로 재량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수업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7차교육과정을 시행한지 몇 년이 지난 지금, 창의적 재량활동은 제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가 라고 반문해 보면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재량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는 연초에 수업시수가 적은 교사가 담당을 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이러다 보니 재량교과에 관한 전문지식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재량을 담당하는 교사는 수업에 그리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시험을 통하여 성적을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가볍게 한 두 시간 보내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생각은 소홀한 수업 준비와 수업 진행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반 교과가 아니다 보니, 지도안과 학습 보조 자료가 없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지 막연하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지도안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학생들도 재량활동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험도 안 보고 성적에 반영도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교사는 교사대로 수업을 이끌기 어렵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학기초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기초에 학습 연간계획을 수립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재량활동이 단지 노는 시간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을 학생들이 갖는다면 좀더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다. 언제까지나 학생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재량활동 중에 특히 인성교육과 성교육 그리고 독서교육 과정 운영에 많은 학교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반교과에서 다룰 수 없는 인성과 성과 독서에 관련한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한다면 절대로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더욱 신중하고 심각하게 고민해서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는 심도 있는 수업이 되어야 학생들도 흥미를 갖게 될 것이다.
재량활동은 지도안이 필요 없는, 교사 재량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장의 재량활동 수업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 학교에서 좀더 관심을 갖고, 재량활동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지도해 나아가야 한다. 교사와 학생은 다같이 재량활동 수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학생은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다양한 지식을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교사는 깊은 책임감을 가진다면 재량활동은 결코 시간낭비가 아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질 좋은 교육을 해주길 원하고 있다. 재량활동의 전문성을 위한 교육청별 프로그램과 전문가 초청수업 등이 좀더 많았으면 한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유감스러운 재량활동
유해용/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광동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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