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하예술학교 학생들이 뮤지컬댄스 시간에 '맘마미아' 안무를 함께 배우고 있다. 예하예술학교 제공
지난 4월 서울 도봉구에 특별한 학교가 문을 열었다. 수업시간표를 보면 ‘창의적 표현’, ‘창작미술’, ‘음악의 이해’, ‘현대무용’, ‘뮤지컬 댄스’ 등 예술 교과 수업이 눈에 띈다.
도봉구립예하예술학교(이하 예하예술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의 위탁인가를 받아 운영하는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이다. 예술 중심의 대안 교과 수업은 물론 기본 교과 수업도 진행해 학력이 인정되는 예술대안학교다.
중학교 과정은 경계선 지능 청소년, 고등학교 과정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만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순수예술 위주의 대안교과 이외 일반교과와 예술교과를 접목한 ‘예술통섭교육’도 진행한다. 가령, 국어 시간에 시를 써서 그 내용을 가지고 연극이나 무용으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김계옥 교사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거나 심리치료를 받고, 일반 학교에서 부적응 상태를 보였던 학생들이 많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마음에 안정을 찾아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몸을 움직이거나 상상력을 끌어내는 수업은 학생 만족도도 높다”고 했다.
차지현양(중2)은 이전 학교에서 수업 내용이 어려워 따라가지 못하고 친구들끼리 경쟁이 심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전에는 친구들 눈치를 많이 봤는데 여기서는 활동도 많고 수업 분위기가 좋아서 친구들과 지내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창작미술 시간에 내 생각을 그림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현대무용 시간에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활동이 인상적이었다. 어릴 때 발레를 배웠는데 이 학교에서 발레나 뮤지컬댄스 등도 배울 수 있어 좋다.”
예하예술학교 학생들이 국어와 미술 교과를 접목한 통섭예술교육 시간에 직접 만든 종이탑에 읽었던 혹은 읽고 싶은 문학 작품을 써서 붙이고 있다. 예하예술학교 제공
김 교사는 “순수예술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다른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은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경계선지능 청소년을 ‘느린 학습자’라고 표현한다. 이 학생이 남들처럼 이른 시간에 성과를 내긴 힘들지만 차근차근 자기 성향에 맞는 수업을 찾아가며 꿈을 가질 수 있게 돕는다"고 했다.
예하예술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중학생은 한국웩슬러아동지능검사도구인 ‘K-WISC-IV’와 사회성숙도 검사지를 첨부해야 한다. 웩슬러 검사는 70~79 정도 지능이면 입학할 수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이 두 가지 검사지와 함께 학교폭력 피해 경험 내용을 상세히 적은 담임교사의 진술서나 사유서가 있어야 한다. 1년씩 위탁교육을 하고 다시 지능검사를 해서 원적교로 복귀할 수 있다. 복귀를 원치 않은 학생은 재위탁해서 고3까지 다닐 수 있다.
예하예술학교는 오는 8월부터 준비적응교육을 진행한다. 1~2주 정도 기존 학생들과 시간표대로 생활해보는 것이다. 각각 학생은 교육과정이나 생활 등이 자신에게 맞는지, 학교는 (예비) 학생이 학교와 잘 맞는지 알아보는 시간이다. 관심 있는 학생은 누리집(www.yeha.or.kr)을 보고 입학 자격 조건을 확인해 필요한 서류를 갖춰 방문하면 된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