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 입시학원이 지난 7월16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연 ‘2018 대입 수시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자료를 살펴보며 입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대학 전체 모집인원의 지속적인 감소에도 올해 일반대학의 수시전형(이하 수시) 모집인원은 25만8920명(74%)으로 작년보다 3.5%포인트(1만2021명)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수능에서 영어 절대평가가 처음으로 실시되면서 정시전형(이하 정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어 수험생들이 수시에서 지원할 6개의 원서 하나하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 내신보다 모의고사 성적 낮다면 ‘교과전형’ 지원을
최근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부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추세다. 그래서 교과성적이 좋은 수험생들도 자신의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들을 찾다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교과전형은 대학별 성적이 거의 공개된 편이고, 지원자 대비 합격률이 높으며 미등록충원합격 역시 다른 전형에 비해 많은 편이라 수시 지원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내신성적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매우 낮은 학생이라면 교과전형을 반드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교과전형 지원을 하려면 최근 2~3년간 입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대부분의 대학 입학처 누리집에 합격권 성적을 공개하고 있으므로 성적 추이를 잘 살피고 전형요소의 변화를 확인해보자. 전형요소의 변화가 없다면 입시 결과와 모집인원의 변화 정도만을 활용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해도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전형요소의 변화가 있다면 이것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데, 특히 면접전형이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기준)에서 변화가 있다면 잘 살펴야 한다. 이 두 요소가 신설되거나 강화될 경우에는 내신성적의 하락이, 폐지되거나 완화될 경우에는 내신성적의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양대의 교과전형은 2016학년도 입시에서 면접이 없었다가 2017학년도에는 면접을 실시했는데 2018학년도 올해 입시에서는 다시 없앴다. 그렇다면 올해 입시에서는 작년보다 교과성적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2016학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 올해 수도권 대학 ‘종합전형’ 선발인원 증가
최근 여러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의 평가방식이나 평가요소 및 합격 사례 등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종합전형 평가가 단순히 하나의 평가요소로 이루어지지 않고 정성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게 대부분이라, 수험생들이 종합전형 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우선 대학이 평가에서 활용하는 ‘인재상’, ‘평가요소’ 등을 반드시 찾아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록이 대학에서 언급한 인재상과 평가요소에 잘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자기소개서 역시 그에 맞게 구성해서 작성해야 한다. 학생들에겐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하는 전형이라 부담이 클 수 있지만 올해는 수도권 대학의 종합전형 선발인원이 많이 증가했다. 따라서 충원합격으로 인한 연쇄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종합전형에 적극적으로 지원해볼 필요가 있다.
종합전형은 주로 단계형으로 이루어지고 2단계에서는 면접전형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 면접 대비도 필요하다. 최근 학생부가 양적·질적으로 수준이 높아져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일수록 면접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서울대 일반전형, 고려대 고교추천Ⅰ·Ⅱ 및 일반전형, 연세대 면접형 등은 모두 제시문을 기반으로 한 심층면접이 이루어지므로 면접유형 및 절차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심층면접을 진행하는 소수 대학을 제외하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을 기초로 한 확인면접을 실시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기본적으로 ‘왜 이 학과에 지원했는가?’, ‘지원한 학과가 무엇을 배우는 곳인가?’와 같은 질문에 적절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자신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내용에서 끌어낼 수 있는 질문들을 미리 정리하고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이는 자기소개서 쓰는 과정에서도 챙길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습이 필요하다.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등을 통해 기출문제를 확인한 뒤 비슷한 계열이나 동일한 대학에 지원을 희망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서로 서류를 점검하고 모의면접을 해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 ‘논술선발’ 전체 모집인원 전년보다 줄어
논술전형은 29개 대학에서 총 1만2961명을 모집한다.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이 하나 늘었지만 고려대의 논술전형 폐지로 인해 논술전형의 전체 모집인원이 1728명이나 감소했다. 논술전형은 여러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하기가 어렵고 충원합격 가능성도 매우 낮은 편인데, 모집인원까지 크게 줄어 합격으로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해졌다.
상당수 수험생이 지원 대학을 정했겠지만, 아직 정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논술 가이드북’이나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등을 참고해서 각 대학 기출문제 유형과 해설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유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대학의 평가기준과 올해 실시한 논술 모의고사 등을 살펴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점검해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논술전형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이 내신 5등급 대까지는 성적의 감점이 매우 작은 편이라 내신성적의 영향력이 낮고 논술의 영향력이 크다. 무엇보다 논술이 가장 중요하지만 수능최저기준도 잊어서는 안 된다.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한다면 실질경쟁률은 최초경쟁률의 40% 전후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능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적성전형은 한성대와 평택대가 신설되어 작년보다 모집인원이 약 400명 늘어난 4874명을 선발한다. 적성전형 역시 내신성적 5등급대까지는 대부분 대학에 지원하는 데 무리가 없다. 다만 수학시험에서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대학이 많으므로 수학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그리고 대학별로 수학 출제 범위가 다르므로 반드시 확인하고 지원 대학을 결정해야 한다. 각 대학 기출문제는 대학 입학처나 <교육방송>(EBS) 누리집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원 희망 대학의 출제 유형에 맞는 문제들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전문대 ‘성적 반영 학기’ ‘지원자격’ 등 꼼꼼히 살펴야
전문대학도 올해 전체 모집인원 20만6300명 가운데 86.4%인 17만8213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작년에 비해 1.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전문대학은 수시1차(9월), 수시2차(11월)로 나누어 선발하고 수시1차에서 합격했더라도 수시2차에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전체 지원횟수에 제한이 없고 학생들이 한 대학에 2장 이상의 원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대학이 많으므로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이 있다면 과감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단, 전문대학 역시 수시에서 합격한다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대학에 지원할 때에는 ‘성적 반영 학기’와 ‘지원자격’을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전문대학의 경우 3학년 1학기까지 성적 가운데 특정 학기의 성적만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장 성적이 좋은 학기를 반영하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특성화고 출신과 일반고 출신이 함께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의 경우, 일반고 학생들이 내신성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편이므로 일반고 학생들은 일반고 학생만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진석(소명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