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지역별로 다양한 인재를 뽑기 위해 2005년부터 실시한 ‘지역균형선발 전형’에서 입학생의 서울 및 자율형사립고 편중이 심해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지역균형선발 전형 입학생 고교 현황’을 보면, 지난해 이 전형 입학생 544명 중 서울지역 고교 졸업생이 149명(27.4%),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고교 졸업생이 279명(51.3%.)이었다. ‘균형’선발 취지가 무색할 만큼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을 뽑은 것이다. 전국 고등학교 2353곳 중 서울지역 고교비율이 13.5%, 수도권 고교비율이 38.8%인 것에 견줘, 지역균형선발 입학생 비율은 각각 2배 및 1.5배 높은 수치다. 이 전형 입학생 중 서울지역 고교 졸업생 비율은 20.5%(2013학년도)에서 27.4%(2017학년도)로 점점 증가 추세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265명(48.7%)이 선발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 중 광역시가 아닌 지자체 고교의 졸업생 비율은 강원 2.2%, 전남 3.3%, 전북 2.9%, 충북 2.4%, 제주 2.2% 등으로 미미했다.
일반고보다 자율형사립고 학생이 지역균형선발 전형에도 강세를 보였다. 전국 일반고 1545곳 중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에 입학생을 낸 고교는 394곳(25.5%)인데 반해, 전국 자사고 46곳 가운데는 27곳(58.7%)에 이르러, 입학생 배출 고교 비율이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두 배 높았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전국 고교별로 학교장이 학생 두 명을 추천하면, 이들이 학교생활기록부, 면접 등으로 경쟁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 이상이면 선발되는 제도다. 서울대는 지난해 전체 모집인원 3353명 중 544명(16.2%)을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뽑았다.
안 의원은 “서울대가 신입생의 지역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12년 전 도입한 지역균형선발 전형이 제도 취지와 달리 수도권, 자사고 학생들이 주로 입학하는 전형으로 전락했다”며 “특정 지역의 과도한 합격 비율을 제한하는 등 지역균형선발 취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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