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 청소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오는 16일에는 학교밖 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간도 문을 연다. 서울 관악구 대안학교인 ‘스타칼리지’의 ‘소행성 ㅇㅈㄹㅁ’(이하 소행성)가 그곳. 소행성은 우리나라 최초로 ‘경계선 지능’, 발달장애·정신장애 청소년 및 청년을 대상으로 여는 소셜허브다. 경계선 지능이란 지능이 70~80 사이인, 지적장애와 일반인의 경계에 있는 상태를 말한다.
‘ㅇㅈㄹㅁ’는 ‘우주럽미’(Would U Love Me)의 초성에서 따온 것. 소행성 측은 “사람에 따라 해당 초성을 ‘우주럽미’가 아닌 다른 의미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틀이 없는 초성 발음은 ‘낙인찍히지 않은 자유로움’을 뜻하기도 한다. 경계선 지능 청소년(이하 경계청소년)을 비정상이라 낙인찍는 사회의 편견을 없애고, 장애·비장애·경계선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있다는 것을 알리자는 뜻도 있다.
경계청소년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놓여 장애인 등록이 안 되는 등 사회복지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하지만 ‘느린 학습자’로서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사회에 충분히 적응해 생활할 수 있다.
스타칼리지 선소영 교사는 “경계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부족해 당사자와 가족 모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차별과 외면을 받은 경험을 극복하고 ‘관계를 통한 치유 모델’인 소행성을 통해 교육과 연대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소행성은 방과후 교육·여가 프로그램으로 ‘별밤 야학당’, ‘부모교육’, ‘라이프스쿨’, ‘아티스트 가디언즈’, ‘몸짱 별짱 스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옷 개는 법, 방 정리하는 법 등 생활밀착형 과정부터 자격증 취득을 위한 진로·직업 교육까지 만나볼 수 있다. 미술과 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지는 시간도 마련했다.
스타칼리지 교장 김현수 교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소행성을 통해 경계청소년 및 청년과 그 가족들이 모여 교육을 고민하고 인식 개선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언제나 ‘정상’의 반대항으로만 존재해온 아이들이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소행성의 핵심 가치는 소통, 치유, 진로, 자립, 마음 챙김입니다. 한국은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이 유독 심하죠. 경계청소년의 어려움을 고려한 교육과 활동, 네트워킹이 꾸준히 이어지면 우리 사회도 ‘다양한 존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지 않을까요?”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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