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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비준안 처리 놓고 극렬대치…“어디서 가슴 만지냐” 항의

등록 2005-11-23 16:17수정 2005-11-23 16:17

국회는 23일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의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지난 21일 원내대표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비준안을 이날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상정 자체도 쉽지 않았다.

농촌 출신 의원이 대다수인 민주당과 비준안 처리를 결사 반대해온 민주노동당이 이날 일제히 당론으로 `실력 저지' 방침을 밝혔고, 한나라당의 농촌 출신 의원들도 이에 가세했다.

급기야 민노당 노회찬 단병호 이영순 의원은 본회의 예정시각 30여분전 의장석을 점거했고, 민노당과 우리당 의원들의 대치가 시작되면서 본회의장 내 긴장감이 고조됐다.

= 김의장 우리당 의원 호위속 입장 =

0... 김원기 의장은 본회의 예정시각에서 30여분이 지난 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에 둘러싸인채 회의장에 입장했다.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와 구논회 김동철 백원우 부대표는 의장석을 점거한 노회찬 단병호 이영순 의원을 한명씩 자리에서 밀어내고 의장석을 확보했다.


노회찬 의원은 우리당 원내부대표들에게 밀려나는 과정에서 "의원이냐, 경위냐"고 반발했고, 이영순 의원은 "어디서 가슴을 만지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김 의장이 의장석에서 비준안 상정을 선언한 뒤 우리당 이화영 의원이 비준안에 대한 제안설명에 들어갔지만, 의장석 주변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데 엉키고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혼란은 계속됐다.

김 의장은 "여러분들의 충정은 다 이해하지만, 지금 장내 소란으로 정상적인 회의진행이 어렵다"며 "반대 의원들에게 얼마든지 토론 기회를 줄테니 자리에 앉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민노당 의원과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은 "350만 농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구호를 외쳤고, 민주당 의원들은 단상 앞에서 `처리연기'라고 적힌 초록색 도화지를 들고 침묵시위를 했다.

= 민노 의장석 점거..경위들과 몸싸움=

0..민주노동당 권영길 임시대표 등 소속의원들은 당직자 50여명을 대동한 채 오후 1시30분께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본회의장 앞을 지키고 있던 열린우리당 의원 및 당직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노회찬 단병호 이영순 의원이 옆문을 통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장석 점거에 성공했다.

이후 권 대표와 천영세 의원단 대표 등도 본회의장에 입장했으나 심상정, 강기갑 최순영 의원은 경위들이 출입문을 걸어잠그고 입장을 제지, 잠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민노당 당직자들은 `강기갑을 들여보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약 20여분간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일부 당직자는 경위들과 주먹다짐 직전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국회가 열린우리당의 것이냐"며 "틈만 나면 개혁을 부르짖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쌀 비준안의 졸속 처리를위해 동료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입조차 막았다"고 비난했다.

= 농촌의원들, 국회의장에 `실력 저지' 경고=

0.. 한나라당 홍문표, 민주당 한화갑, 민노당 강기갑, 자민련 김낙성 의원 등 농촌 출신 야당 의원 8명은 낮 김원기 국회의장을 면담, 쌀 비준안을 상정할 경우 의장석을 점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단상 점거는 하지 말아달라. 내가 적절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홍 의원이 전했다.

이들 농촌 촐신 의원들은 또 전원위원회를 소집해줄 것도 요구했지만 김 의장은 "본회의가 쌀 비준안의 적절성을 논의하는 장소가 아니지 않는가"라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약 30분간 김 의장은 면담한 뒤 민주당, 민노당과 함께 의장석 점거에 공조하겠다고 밝힌 뒤 해산했다.

= 한 "상정만 반대 안해" =

0..한나라뉘 오후 1시부터 의원총회를 열어 쌀협상 비준안 처리 문제를 잠시 논의했지만 일단 "상정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만을 정했다.

이는 사실상 자유투표 원칙을 정한 채 표결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한나라당은 본회의 시간을 20여분 넘겨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며칠전 열린우리당과의 원내대표 회담에서 쌀협상 비준안을 오늘 본회의에 상정하는 데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와 별도로 내년 2월까지 농촌에 대한 근본 대책, 즉 앞으로 DDA(도하개발어젠다) 체제 10년이 됐을때 (쌀)개방에 대한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의장 "마음은 괴롭다" =

0... 김원기 의장은 비준안 가결을 선언한 뒤 "불가피하게 통과시켰으나, 똑같이 마음은 괴롭다"며 "농민과 농촌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장은 "어려운 농촌을 살리기 위해 여야가 발벗고 나오길 당부드린다"며 "정부와 국회, 농민단체 3자 협의체에서도 정부가 앞장서고, 여야가 합심해서 노력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민노당 의원들이 "날치기"라고 항의하자 "토론기회를 주는데 안하면서 어떻게 날치기가 되느냐"고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장은 비준안에 대한 표결을 선언하기 전 민노당 의원들에게 "충분한 토론기회를 주겠다"며 반대토론에 나설 것을 여러차례 제안했지만, 민노당 의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민노당은 장시간의 릴레이 연설 등 합법적으로 가능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행)'를 포기한 셈이다.

한편 김 의장측은 이날 회의장 입장 과정에서 경위들의 호위를 받은 것은 경위권 발동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기만 의장 공보수석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위들이 길을 터줬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참여했다"며 "오늘은 아무 것도 발동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 민주.민노 표결 불참 =

0... 비준안 처리를 당론으로 반대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이날 비준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에서도 민노당과 함께 단상 주변의 신경전에 동참한 농촌출신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비준안은 투표에 참여한 223명 중 찬성 139, 반대 61, 기권 23표로 가결됐다.

김 의장은 민주당과 민노당,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버튼식 전자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비준안 처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 투표개시 3분만에 투표종료를 선언했다.

= 강기갑 눈물 =

0...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며 28일째 단식픈 강기갑 의원은 비준안이 통과된 후 본회의장 밖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강 의원은 본회의가 시작되기 전 의장석 주변에서 우리당 의원들과 대치가 시작되자 두루마기를 풀어헤치는 등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강 의원은 김 의장이 입장한 뒤 민노당과 한나라당 농촌 의원, 우리당 의원들의 몸싸움이 시작되자 우리당 의원들을 뿌리치고 단상 방향으로 뛰어드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강 의원은 단식의 여파 때문인지 여성 의원인 우리당 윤원호(尹) 의원에게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당 의원들은 단상 근처에서 "누구를 위한 정부냐. 미국의 식민지다"라고 절규하는 강 의원에게 생수를 건네기도 했지만, 강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고일환 이승우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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