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대입 수능 시험이 다가오면서 여기저기서 '수능 대박'을 기원하고 있다. 무심코 들었던 그 말을 다시 생각해 보니 뭔가 문제가 있는 듯하다. 과연 수능이 대박이 날 수 있는 시험인가?
물론 수능 시험에서 어떻게든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간절한 심정으로 쓰는 말일 수 있다. 더구나 수능 시험 점수가 갖는 지대한 영향력을 생각하면 '대박'을 기대하는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생각해 볼 때, '대박'이 시험과도 관련해 쓰이는 것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서 그 정당하고 정직한 결과를 얻으려 하기보다는, 단 한 번의 시도로 자신의 삶을 역전시켜 보려는 한탕주의 의식이 사회 각 분야에 팽배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 아닌가. 카지노의 성업은 끝이 없는 듯 보이며, 경마나 경륜 인구 또한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너도나도 땅 투기에 매달리는가 하면, 로또 광풍은 여전히 그 기세를 멈출 줄 모른다. 마치 우리 사회가 거대한 도박장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오직 '돈만을 향한 대박'의 행진에, 이제는 '시험 점수의 대박' 행렬이 가세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신보다 전능한 돈의 위력 못지 않게, 수능 점수 또한 한 사람의 일생을 결정짓는 위력을 갖게 되었음을 생각하면 '수능 대박'을 바라는 것이 차라리 자연스런 귀결로 여겨질 정도이다.
대박만 꿈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오직 요행과 우연에만 자신의 삶을 내맡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차례의 대박을 위해 이처럼 도박하듯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한 나머지 스스로의 삶을 황폐하게 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과욕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성실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허탈감과 배신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것은 과정과 절차에 충실하기보다는 오직 한탕 결과에만 모든 것을 건다. 수단 방법의 도덕성은 무시되고 목적만 이루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생각의 연장선에 바로 지난해 터졌던 수능 부정 시험이 있다. 별다른 노력 없이 한 방에 모든 것을 얻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그렇잖아도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자꾸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치부되고 심지어 '성실한 바보'라는 말도 거리낌없이 등장하는 세상이다. 봄에 씨를 뿌리는 농부는 결코 '대박'을 바라지 않는다. 곡식은, 땅은, 자연은 늘 열심히 일한 만큼의 결과만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농부가 터득한 삶의 지혜이다. 3년 동안 아니, 그 이상으로 꾸준히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수능 시험이다. 어느 한 순간의 요행으로 엄청난 점수를 얻는 시험이 아닌 것이다. 일생에 한 번 터질 확률조차 희박한 대박에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시험과 인생을 건다는 것,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이제라도 학생들의 대박을 기원하는 대신 씨 뿌리는 농부의 자세를 권해야 하지 않을까? 그 동안 수능 시험을 위해 온 힘을 쏟아 온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그 노력에 따른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부디 마음을 가라앉히고 실수 없이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모두 발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대박만 꿈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오직 요행과 우연에만 자신의 삶을 내맡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차례의 대박을 위해 이처럼 도박하듯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한 나머지 스스로의 삶을 황폐하게 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과욕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성실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허탈감과 배신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것은 과정과 절차에 충실하기보다는 오직 한탕 결과에만 모든 것을 건다. 수단 방법의 도덕성은 무시되고 목적만 이루면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생각의 연장선에 바로 지난해 터졌던 수능 부정 시험이 있다. 별다른 노력 없이 한 방에 모든 것을 얻겠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그렇잖아도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자꾸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치부되고 심지어 '성실한 바보'라는 말도 거리낌없이 등장하는 세상이다. 봄에 씨를 뿌리는 농부는 결코 '대박'을 바라지 않는다. 곡식은, 땅은, 자연은 늘 열심히 일한 만큼의 결과만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농부가 터득한 삶의 지혜이다. 3년 동안 아니, 그 이상으로 꾸준히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수능 시험이다. 어느 한 순간의 요행으로 엄청난 점수를 얻는 시험이 아닌 것이다. 일생에 한 번 터질 확률조차 희박한 대박에 우리 학생들이 자신의 시험과 인생을 건다는 것,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이제라도 학생들의 대박을 기원하는 대신 씨 뿌리는 농부의 자세를 권해야 하지 않을까? 그 동안 수능 시험을 위해 온 힘을 쏟아 온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그 노력에 따른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부디 마음을 가라앉히고 실수 없이 자신의 진정한 실력을 모두 발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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