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모저모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4도를 웃도는 등 모처럼 ‘수능 추위’가 비껴 간 가운데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3일 전국 966개 시험장에서 큰 사건사고 없이 치러졌다.
○…이번 수능에서는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시험을 치른 학생 등 모두 수십여명의 부정행위자가 적발돼 시험이 무효처리 됐다. 지난 수능 때 휴대전화 부정 파문으로 올해부터 휴대전화 소지가 아예 금지됐지만, 이날 서울, 부산, 충남, 대구, 인천 등 전국에서 27명이 휴대전화를 가진 채 시험을 치르다 적발됐다. 또 엠피3(MP3) 플레이어 소지자 1명, 종료벨이 울린 뒤에도 답안을 작성한 1명 등도 적발됐다.
서울 경기고에서는 김아무개(18)군이 1교시 언어영역 문제를 다 풀고 화장실에 가려다가, 감독관이 금속탐지기를 들이대자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놨다. 부산 정보관광고에서도 한 수험생이 시험 도중 전화벨이 울려 적발됐고, 대구와 경남에서도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던 응시자가 걸렸다. 이들은 답안 무효와 함께 귀가 조처됐고, 내년 수능 응시자격까지 잃게 된다.
각 고사장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시험치러 왔다가 감독관에게 맡긴 수험생들이 많았다. 서울 경복고와 배화여고에서는 교실마다 10여명 정도가 시험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반납했다가 시험이 끝난 뒤 되찾아갔다.
○…‘국민 여동생’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 높은 영화배우 문근영(18·광주국제고 3)양은 광주 동신여고에서 일반 학생들과 별도 시험실에서 혼자 시험을 봤다. 광주시교육청은 문양이 시험장에 들어가면 주변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 시험실을 따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문양은 학교 정문 앞에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을 피해 시험감독관의 차를 타고 후문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6시10분께 서울 강북구 번동 한 아파트에서 이 아파트 9층에 사는 재수생 임아무개(19)군이 아파트안 도로 바닥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아버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임군 아버지는 경찰에서 “오늘 시험보는 아들을 깨우러 방에 들어갔는데 창문이 열려 있어 바깥을 내다봤더니 아들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임군이 수능시험을 앞두고 심하게 부담스러워했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임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사회부 종합 socie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