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남도학숙 기공식에 참석한 광주, 전남지역 인사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 이정우 기자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 대도시 지역에 지어진 대학생 기숙시설(장학숙)이 4년제 대학생 위주로 운영하며 전문대학생은 입사 대상에서 배제돼 교육기회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은 대학 신입생들이 주거지 마련에 분주한 2월을 맞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대학생 기숙시설 '장학숙' 21곳의 선발요강을 분석해 21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장학숙들이 4년제 대학생이 아닌 전문대학생은 입사 선발자격에서 제외하는 등 입사에서 배제하고 있었다. 경북학숙과 충북학사는 입사 자격에 ‘4년제 대학의 신입생 및 재학생’을 명시해 전문대학생은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선발자격에서 제외하지 않더라도 입사 선발기준이 수능 성적순 또는 고교 내신 성적순으로 단순화 되어 있어 다양한 진로를 선택한 대학생들이 선발되지 않고 있었다. 전문대교협 관계자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지자체 기숙시설이 4년제 대학생 위주로 운영되는 것은 ‘대학 교육의 공공성 강화’나 ‘평생·직업교육 혁신’이란 국정과제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장학숙’이란 장학관, 향토학사 등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한 지역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해 운영하는 기숙 시설로,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장학숙을 운영하고 있는 21개 지자체는 강원도(강원학사), 경기도(경기도장학관), 경상남도(남명학사), 광주광역시·전라남도(남도학숙), 전라북도(서울장학숙), 제주도(탐라영재관), 충청북도(충북학사) 등이다.
전문대교협은 장학숙의 전문대학생 입소 제한 조항을 폐지하고, 고교 성적 위주의 선발기준을 다양화하라고 지자체에 요구 중이다. 경상북도 경북학숙의 경우, 지난 1월 이사회와 도내 부서간 협의를 통해 2019학년도부터 전문대학생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김민섭 한국전문대학생처장협의회 회장은 “전문대학생들도 학업을 위해 지역에서 대도시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민을 위한 기숙사에서 4년제 대학생 위주로 운영해 학비와 생활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입사 자격을 성적중심으로 제한하는 것은 직업교육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한 학생의 교육기회를 차단하는 차별적 기준”이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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